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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아야코(1931∼)의 ⌜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를 읽고

20210426 소노 아야코(1931∼)의 ⌜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인간에게 성숙이란 무엇인가⌟ (2020/ 책읽는 고양이) 읽고 30대 후반 쯤 40대를 맞이할 때, 나이들어 간다는 것을 어설프게 마주하며, 계로록의 대가 소노아야코의 책들을 과식하듯 닥치는대로 읽었다. 50을 넘어갈 때도 그녀의 새책들을 지나치지 못한다. 나에게 소노아야코는 80년대 만화 ‘호호 아줌마’와 같은 이미지다. 호호아줌마는 노르웨이 작가의 숲속의 요정을 일본 애니로 만든 작품이다. 호호아줌마가 작은 차 숟가락 크기로 작아져 숲속의 동물들과 소통하며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다. 경쾌, 유쾌하며 위트와 유머로 지혜로운 호호할머니같은 소노아야코, 그녀의 책을 통해 추하게 늙지 않겠다고 다가올 노년의 나를 상상하며 매번 다짐을 하곤 했..

# LETTER 14 : 공생과 환대

20210422 # LETTER 14 : 공생과 환대 지금 모악산은 은은한 분홍빛의 산철쭉이 연두빛숲길과 어우러져 초록이 빛나는 날들이야. 자연은 생태계파괴를 일삼는 인간을 코로나19로 응징하지만, 관대하게도 봄을 내려주어 어리석은 인간들의 코로나로 지친 일상의 시름과 상처를 위로하네. 바람에 안부를 전해 H와 EE의 반려묘 봄봄과 루나, 트랜스휴먼시대 인간/동물, 인간/기계, 생물/미생물. 유기체/비유기체 등 수많은 차이의 존재들-타자들, 지구의 타자들과 친족관계망, 반려종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했어. 난 아무래도 이제는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가능한 미래도 괜찮을 것 같고, 노화로 인해 가끔 윤이형소설속에 책읽어주는 돌봄로봇이 필요한 것 같기도하고. 헤러웨이는 인간중심, 젠더관계를 뛰어넘어 이종적..

# LETTER 13 온기를 전한다.

20210414 # LETTER 13 온기를 전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여독은 잘 풀었는지 ? 난 지난 주 용인에 위치한 대웅경영개발원 교육을 다녀오니, 일주일이 빨리 갔네, H는 일주일 넘게 여행을 다녀왔으니, 한달이 빨리 가겠네, 찐옥수수를 먹을 때 처음에 한줄을 먹기 어렵지 한줄만 먹으면 틈과 여유가 생겨 그 뒤로 먹기 훨씬 수월해져. 청소년친구들과 처음 간 이번여행이 그러지 않을까 ? 서로의 다름과 차이의 한줄이 만들어진 여행이었을거야. 아쉬움과 후회를 뒤로하고 앞으로를 기약하며 따뜻한 마음들이 엮어가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거야. 고생했네. 지난주부터 내내 보궐선거 결과로 속이 시끌어웠네. 박원순시장의 성희롱사건부터 정의당 대표 성추행, LH투기사건을 비롯한 온갖 임대료인상 및 부동산 관련 내로남불..

카테고리 없음 2021.04.15

# LETTER 12 봄엔 냉이튀김을

20210407 # LETTER 12 봄엔 냉이튀김을 5시에 일어나 세계 최고의 여성 클라이머 ‘카트린 데스티벨’ 그녀의 책을 한 장 읽고, 푸른새벽 쌀쌀하지만 상쾌한 천변, 재잘거리는 조팝꽃들과 8K 달려 태양을 맞이하고, 씻고 신문보면서 아침 밥을 먹고, 화상으로 4월의 작가 이주란의 ‘한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조찬소설독서모임을 하고, 푸릇푸릇 연두빛 새잎이 나는 가로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바퀴사이로 미소짓는 분홍꽃잔디를 지나 공유연구공간에 도착해 고소한 커피한잔에 여유를 찾는 아침. 내책상앞에서 보이는 옥상텃밭에 쭈빗쭈빗 귀여운 초록의 잎위로 뽀얀 얼굴 같은 딸기꽃이 피었네. 나의 딸기딸기 2그루에 완두완두콩콩콩콩콩 9개의 완두새싹이 나기 시작했네. 딸기꽃은 흰노란빛 다섯장 꽃잎에 자자란 수술이 ..

LETTER # 11 상상력과 진달래꽃의 안부를 전하는 봄밤

20210325 LETTER # 11 상상력과 진달래꽃의 안부를 전하는 봄밤 봄밤, 봄을 도둑맞은 밤일까? 밤을 도둑맞은 봄일까? 문득 3월이 댕강 사라진 듯, 오늘이 25일이라니... 시간에 쫓겨 봄이 달아날까 안달하는 밤.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비낀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 김억 시인의 ‘봄은 간다’ 중에서 봄밤은 그리움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꽃향기에 바람이 들었나봐.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오는 길 어제오늘 오자마자 시집과, 시를 적은 필사노트에 한참을 머물고, 그리움으로 바람든 마음에 허전함을 달래고 있어. 뭔가 모를 몹시..

LETTER #10 고맙습니다.

20210317 LETTER #10 고맙습니다. 목련꽃 그늘아래 자전거를 타는 아침일상, 꽃들이 피는 한주, 지난 목요일부터 집을 비운 날들. 돌아와보니, 나몰래 남도의 봄바람이 목련과 벚꽃의 향기를 전해주네. 작년 코로나로 연기되었던 워크샵 교육이 8개월만에 마무리되었어. 오랜만에 게스트하우스에 숙박을 하고, 여성장애인들을 대상으로 16시간 교육을 했어. 별도의 숙박시설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잠만자고 교육장소로 이동하기에 난 주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데, 코로나로 10인실은 폐쇄하고 6인실 이하만 운영하고 있더라구, 보통 다인실이라도 혼자지내는 편인데, 내옆 침대에 미국인 여행자가 있네, 코로나에도 정년퇴임한 65세 여성이 장기여행을 다니고 있네, 50리터 100리터 트렁크 2개 장기여행자, 나를 만..

LETTER # 9 나를 존중하며, 곁을 돌아보고 지켜내는 일

20210309 LETTER # 9 나를 존중하며, 곁을 돌아보고 지켜내는 일 어제는 자전거를 타고 한옥마을을 지나가는데, 경기전 담벼락을 따라 매화, 산수유가 눈을 맞추네. 장난기 많고 순박한 노란 산수유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다정하더라고. 그 옆 한두송이 피기 시작하는 매화는 고고하고. 이맘 때쯤 산에는 생강나무 꽃이 필텐데. 난 생강나무와 산수유 꽃을 잘 구분하지 못하겠더라고 멀리서 보면 총총 가지에 등처럼 걸린 노란빛이 같거든.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면 산수유는 가지에 한송이 한송이 꽃이 펴져 피고, 생강꽃은 가지에 꽃송이가 뭉쳐있어, 그래서 가끔은 산수유는 노란빛이 아지랑이가 바람에 흔들리듯 흐릿하고, 생강꽃은 선명한 노란꽃송이가 작은 풍등같아. 이렇게 알고 있어도 둘다 꽃이 먼저 피기 때..

김초엽☓김원영의 ⌜사이보그가 되다⌟(2021/사계절)를 읽고

20210309 김초엽☓김원영의 ⌜사이보그가 되다⌟(2021/사계절)를 읽고 이책은 2018년 김원영의 제안으로 과학을 전공한, 소설가 장애인으로서 고민을 함께하는 김초엽에게 메일을 전하며 시작되었다. 1부 우리는 사이보그인가 ? 1장 사이보그가 되다 2장 우주에서의 휠체어의 지위 3장 장애와 기술, 약속과 현실 사이 4장 청테이프형 사이보그 2부 돌봄과 수선의 상상력 5장 불화하는 사이보그 6장 장애-사이보그 디자인 7장 세계를 재설계하는 사이보그 8장 슈퍼휴먼의 틈새들 3부 연립과 환대의 미래론 9장 장애의 미래를 상상하기 10장 잇닿아 존재하는 사이보그 몸과 기계, 기술과 인간의 결합 우리는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가 ? 상상은 현실을 재료로 과학기술이 여는 놀라운 세계를 순진무구하게 낙관하고 긍정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