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로 김소연 (1967∼ ) 위로이리라, 수백 년을 더 서로에게 가지로 닿아도 된다는 건 -라이너 쿤제, ⌜“필레몬과 바우키스” 주제의 변주⌟에서 나무는 별을 보며 이미지를 배운다 별이 유독 뾰족해지는 밤 나무들은 남몰래 가지 끝을 조금 더 뾰족하게 수선한다 나무들 정수리는 모두 다 별 모양이다 이동력이 없는 것들의 모양새는 그렇게 운명 지어진다 별이 별과 함께 별자리를 만든 건 고독했던 인류들이 불안했던 인류에게 남긴 위로의 한 말씀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은 몇십 센티미터가 몇억 광년과 다름이 없다 그래도 수백 년을 더 뿌리에게 뿌리로 닿기로 한다 내 나무는 어떨 땐 ‘플랜트?’ 하고 물으면 ‘플루토!’하고 대답한다 그건 내 나무들만의 비밀한 위트다 2. 마음으로 안부를 묻다 김소연 (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