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지나 dreaming/음미하기

하루 종일 애썼네(에밀리 브론테1)와 미싱타는 여자들

지산22 2022. 2. 9. 16:24

하루 종일 애썼네

에밀리 브론테(1818∼1848)

 

나는 하루 종일 애썼으나 고통스럽지 않았어

배움의 금광에서

그리고 지금 다시 저녁이 밀려와

달빛은 부드럽게 반짝이네

 

눈은 내리지 않았고

바람이나 물결에 서리도 없이

남풍이 여린 소리를 불며 불어와

저 싸늘한 무덤을 흔들었네

 

밤에 이곳을 돌아다니며 겨울이

사그러지는 것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

여름의 햇살같이

여름의 하늘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오 지금 나를 부드럽게 어르는 평화를

나 잃지 않기를

비록 세월에 따라 내 젊은 얼굴이 변화고

내 이마에 그림자 드리워도

 

나 자신에게 진실되고 모두에게 진실하여

늘 건강하기를

그래서 열정의 부름으로부터 고개를 돌려

나 자신의 격렬한 의지를 통제할 수 있기를

 

: 아쿠마린 하늘빛, 그 크레파스의 하늘색, 바람부는 초록의 언덕에 미싱 3대가 하늘을 날 준비를 하고 있다. 숙희언니 순애언니 미경언니들이 손에 익힌 오래된 영사기를 돌리듯 미싱을 돌린다. 드르륵드르륵 미싱을 타고 40년 전 청계피복노동조합 노동교실-1020대 여성노동현장, 그녀들의 꿈과 배움의 공간으로 날아간다. 어젠 오랜만에 지인들과 김정영이혁래 감독의 영화 미싱 타는 여자들을 지인들과 보았다. 70년대 평화시장 여성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과 용감한 투쟁과 삶, 아름다운 청춘들, 영화내내 먹먹한 울림과 울음을 반복하며 답답한 마스크 안에 코를 훌쩍였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라더니 영상, 사진, 노래와 음악, 설치미술 등 심지어 포스터의 그림까지도 감동이었다. 주인공 3언니들이 40년을 오가며, 노동운동 속에 보이지 않았던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울다가 웃다가 그때 못다 한 그녀들의 삶속으로 초대한다. 늘 건강하시길.

 

*미싱타는 여자들은

3명의 언니들은 전태일의 분신 이후 생겨난 청계피복노동조합 노동교실에서 이소선 어머니를 만나고 근로기준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1977년 노동교실을 폐쇄하려는 공권력에 맞서 싸웠던 그들이 이제 중년이 되어 여성 노동자의 삶에 대해 들려준다. ‘빨갱이라는 협박과 누명에도 불구하고 감옥에 갇히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10, 20대의 미싱사들은 함께 싸웠다. “2의 전태일은 여자다라고 외쳤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