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이토 마리코
마음이 말의 몸이고
말이 마음의 몸이고
몸은 마음의 말이다
타는 말
멀리 와서 멀리 돌아간다
: 주말엔 서울에서 놀러 온 후배들과 처음으로 딕싯 DiXit 보드게임을 해 보았다. 라틴어로 ‘그는 말했다’라는 뜻이라는 카드를 이용한 이야기 게임이다. 그림카드에 대한 질문과 이야기를 통해 보드판의 토끼들이 경주한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 만화의 한 장면이 ‘찰칵’ 그려진 일종의 투사검사지인 셈이다. 질문과 더불어 지금 이 순간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말을 통해 마음을 말하는-를 통해 과거현재미래의 마음을 여행하는 게임이다. 20년의 인연의 강을 거슬러 가 서로의 삶을 추억하고, 현재의 엿보기도 하고, 10년 후의 지금 이맘때 쯤의 우리를 그려보기도 하고, 함께 한 ‘감바스 알 하이요’ 저녁 만찬의 뒤섞인 풍미처럼 서로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다. 마지막 질문으로 새롭게 이사 가는 나의 공간에 지인들이 바라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개방된 즐거운 공간이 되길, 그림을 그리고 멋진 그림이 있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등불을 밝히는 곳-페미니스트들의 서재, 다양한 사람들, 소수자들이 즐겁게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는 카드들. 무엇보다 나는 언제든 우리의 삶의 여정과 길목에서 소박한 만찬이 있는 공간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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