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지나 dreaming 115

# LETTER 16 축구과 트러블, 애도를 전하며

20210603 # LETTER 16 축구과 트러블, 애도를 전하며 동물가족들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H의 모습, 고양이의 말을 해독해주는 신기한 어플 미야오톡 어플이라니! 신통방통. 난 예전에 동물가족들과 이별을 하고 한동안 펫로스타로카드에 빠져 있었어. 못 다한 말을 전하는 셈이었는데, 돌아보니 내 강쥐들은 떠나간 뒤에도 남겨진 나(가족)를 위로한 셈이지. 반려묘들과 하루하루 틀별한 사랑 많이 하길. 몇일전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신작이 소개되었는데 고양이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생각나네.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문명‘이라는 제목이었어. 고양이의 모험 속에 담겨진 인간과 인간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이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인간은 조연이라는 것, 인간중심세상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고 소개가 되어..

# LETTER 15 : 그늘 넉넉한 나무

20200526 # LETTER 15 : 그늘 넉넉한 나무 H의 편지를 받고 열흘이 지났네. 16번째 편지를 받곤 답장을 생각하며 몇가지 (10년이라는 시간, 열심히 살다)단어를 메모해 놓고, 한계절이 지나버렸네. 5월은 영화속 설국열차는 아니지만 급행열차를 타고 사는 것 같다고 할까 ? 급행열차안에서도 앉아있지못하고 이쪽저쪽 종종거리며 바쁘게 살아버렸네. 바삐, 빨리, 급하게는 싫은데 말이지. 어쩌다보니 코로나장기화로 못 만났던 사람들, 미뤄두었던 교육들을 한꺼번에 하며 만났던 2주였네. 천천히 가라. 너무 빨리 춤추지 마라. 시간은 짧다. 그 음악도 언젠가는 그칠 것이다. 어딘가를 향해 너무 빨리 달리면, 그곳에서 얻게 될 행복은 반으로 줄어든다. 일생을 애태우며 허둥지둥 사는 것은, 열어 보지도 않..

# LETTER 15 삶의 풍경과 맥주한잔

20210512 # LETTER 15 삶의 풍경과 맥주한잔 어제는 봄이더니 오늘은 여름이야, 한낮의 더위에 선풍기를 찾고, 해질녘 자전거에 스치는 바람이 반갑네. 사계절 옷을 꺼내놓고 살아야한다는 기후위기에도 멈추지않는 소비와 코로나를 핑계로 점점 늘어나는 쓰레기들... 여름과 겨울이 점점 더 빨라지고 길어지고, 환경재앙, 기후우울로 순간순간 멈추자고 다짐을 하면서도 4캔의 만원하는 맥주를 사들고 기뻐하며, 오락가락하는 나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되네. H의 마음의 날씨와 재발한 허리, 어쩔까? 아픈 몸보다 더 힘든 마음의 통증이 느껴지네. 힘겨운 일상과 심리적 탈진, 아서프랭크의 상처입은 스토리텔러가 떠오르고 그럼에도 삶의 물음에 마주하고 자신을 반추하고 곁을 돌아보고 이해하려는 H, 편지를 읽으며 H가..

# LETTER 14 : 공생과 환대

20210422 # LETTER 14 : 공생과 환대 지금 모악산은 은은한 분홍빛의 산철쭉이 연두빛숲길과 어우러져 초록이 빛나는 날들이야. 자연은 생태계파괴를 일삼는 인간을 코로나19로 응징하지만, 관대하게도 봄을 내려주어 어리석은 인간들의 코로나로 지친 일상의 시름과 상처를 위로하네. 바람에 안부를 전해 H와 EE의 반려묘 봄봄과 루나, 트랜스휴먼시대 인간/동물, 인간/기계, 생물/미생물. 유기체/비유기체 등 수많은 차이의 존재들-타자들, 지구의 타자들과 친족관계망, 반려종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했어. 난 아무래도 이제는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가능한 미래도 괜찮을 것 같고, 노화로 인해 가끔 윤이형소설속에 책읽어주는 돌봄로봇이 필요한 것 같기도하고. 헤러웨이는 인간중심, 젠더관계를 뛰어넘어 이종적..

# LETTER 12 봄엔 냉이튀김을

20210407 # LETTER 12 봄엔 냉이튀김을 5시에 일어나 세계 최고의 여성 클라이머 ‘카트린 데스티벨’ 그녀의 책을 한 장 읽고, 푸른새벽 쌀쌀하지만 상쾌한 천변, 재잘거리는 조팝꽃들과 8K 달려 태양을 맞이하고, 씻고 신문보면서 아침 밥을 먹고, 화상으로 4월의 작가 이주란의 ‘한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조찬소설독서모임을 하고, 푸릇푸릇 연두빛 새잎이 나는 가로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바퀴사이로 미소짓는 분홍꽃잔디를 지나 공유연구공간에 도착해 고소한 커피한잔에 여유를 찾는 아침. 내책상앞에서 보이는 옥상텃밭에 쭈빗쭈빗 귀여운 초록의 잎위로 뽀얀 얼굴 같은 딸기꽃이 피었네. 나의 딸기딸기 2그루에 완두완두콩콩콩콩콩 9개의 완두새싹이 나기 시작했네. 딸기꽃은 흰노란빛 다섯장 꽃잎에 자자란 수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