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지나 dreaming/쓰기 writing 35

20210826 # LETTER 25 그 말이 나를 살게 하고

20210826 # LETTER 25 그 말이 나를 살게 하고 천양희 접어둔 마음을 책장처럼 펼친다 머리 끝에는 못다 읽은 책 한권이 매달리고 마음은 또 짧은 문장밖에 쓰지 못하네 이렇게 몸이 끌고 가는 시간 뒤로 느슨한 산문인 채 밤이 가고 있네 다음날은 아직 일러 오지 않는 때 내 속 어딘가에 소리없이 활짝 핀 열꽃 같은 말들, 言路들 오! 육체는 슬퍼라. 나는 지상의 모든 책들을 다 읽었노라던 말라르메의 그 말이, 비가 오고 있다. 움직이는 悲哀를 알고 있느냐던 김수영의 그 말이, 누가 나를 인간에 포함시켰소라던 브로드스키의 그 말이, 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떻게 알겠느냐던 니체의 그 말이,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던 발레리의 그 말이...... 나는 본다 나에게로 세상에게로 내려 앉는 ..

# LETTER 24 이번주까지만 놀고...해야지.

20210812 LETTER # 24 이번주까지만 놀고...해야지. 3달동안 진행된 예술비평학교 수료증을 품에 안고 나오니, 축하라도 하듯 시원한 빗줄기가 지나갔네. 흐르는 시간과 고통, 인간의 망각이란 선물로 이제는 추억의 여름이 되었네. 코로나로 기억되는 여름이 아니라 비평글쓰기의 시작의 계절이 되었어. 언젠가는 夏雨가 되는 비평글을 쓸 수있으면 좋겠네. 여름을 식혀주는 비처럼. H의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는 소식, 초상화작업, 책읽기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상의 평화속에 사람사는 향기가 찐하게 느껴지네. 사람사는 향기 그 중에서도 찐한 향기가 ‘외로움과 그리움’이 아닐까 싶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인간이라는 종을 잘 드러내주는 특징말이야. 존재 자체의 외로움과 사회적 동물로서의 그리움이라, 한편으론 ..

#LETTER 23 지리산살이

20210805 #LETTER 23 지리산살이 H의 운동라이프 응원하네, 백신후기 고마워,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7개월, 전세계 누적확진자수가 2억만명, 사망자만 425만명이 넘었다는 소식을 접해. 제약회사의 백신가격인상과 백신접종을 둘러싼 불평등을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들은 변이까지 고려해 추가분을 더 확보하고.... 홈트, 빅씨스를 전해 들으며, 몇일전에 읽은 디지털자본주의를 생각해,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국경을 봉쇄하고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질서가 달라질 것이라며 자본주의의 위기라고 했었어. 그런데 코로나19의 위기는 ‘대면으로 조직된 서비스 경제의 위기’라고 실상은 디지털자본주의로 급속하게 전환되면서 20세기에 인간다운 삶을 위한 안정장치들이 쓰러지고 있다고 디..

#LETTER 22 글 쓰고 외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20210729 #LETTER 22 글 쓰고 외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코로나백신접종은 잘 했는지 ? 접종 후 증상은 없는지 ? 접종과정 전후 이야기 해 주길 궁금하네. 난 접종이 8월 24일 예약인데, 백신공급일정이 불확실하니 지켜봐야 할 듯하네. 편지글이 늦었어. 지금도 머릿 속이 복잡난잡해, 엉킨실타래가 계속 풀려있어. 엉킨 머리속키워드들이네. #백신과 연령분포도/할머니가 좋아 #강남순의 포스트코로나시대의 5가지 인간적인 가치 #비평문쓰기-글을 왜 쓰는가-내글의 독자는 누구인가 ? #오정연의 남십자자리 #가장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하여 #성중립/성평등/여화장실에 관한 에피소드 #페미니스트들과의 연대를 위한 대화하기에 관한 주관적이야기 #페미니스트들의 분열을 조장하고 분열을 ..

20210722 #LETTER 21 여름엔 OOOOO!

20210722 #LETTER 21 여름엔 OOOOO!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 이해인의 ‘여름일기’ 중에서 이해인의 여름일기를 필사하고 난후 방금 공유공간 앞마당에 수국 고추 가지 옥수수 홍가시나무 봉선화에게 물을 주고 편지를 쓰네.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며 제주답사여행과 일주일의 삶의 풍경을 전해 온 H’와 반대로 나에..

# LETTER 20 주저리주저리

20210715 # LETTER 20 주저리주저리 굿수비의 희열을 느끼고 싶다. 볼을 놓치지 않는다. 구멍이 되지 않는다. 거리조정 - 몸의 무게중심 - 스텝 - 타이밍/ 거리조정 - 몸의 무게중심 - 스텝 - 타이밍/ 거리조정 - 몸의 무게중심 - 스텝 - 타이밍/ 거리 - 공격수와 수비수의 거리조정 → 언제든지 달릴 준비를 하면서 시야를 넓게 뒷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 옆으로 스텝 하면서 공격수를 사이드로 몰아 → 타이밍 - 볼을 뺏는 타이밍 슈팅 블로킹 공을 뺏는다. 혹은 걷어낸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내몸이 반응하는 것은 낮과 밤만큼 다르다. 지난 주 내 축구수비에 관한 영상을 보다가 막상 축구장에 들어서면 상대편 공격수에 끌려다니고, 스탭도 꼬이고 타이밍도 늦고 우왕좌왕 땀흘리며 뛰어다니기만..

#LETTER 19 시간, 예상치 못한 일이 주는 즐거움

20210630 - 0701 #LETTER 19 시간, 예상치 못한 일이 주는 즐거움 “시시로 나를 갉아먹던 두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충동. 무정하고 불가해한 일로 가득찬 것이 삶임을 깨닫고 순식간에 늙어버렸다고 느꼈던 계절들에 대해서. 삶은 돌이킬 수 없는 것. 지나가버린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 백수린의 ‘길위의 친구들’ 중에서 5, 6월 백수린의 ‘참담한 빛(2016/창비)’ ‘친애하고, 친애하는(2019/현대문학)’, ‘여름의 빌라(2020/문학동네)’소설들을 읽으면서, 소설속의 주인공들처럼 현재의 내가 지나온 과거의 나와 (나와 관계된 사건의)너를 불러, 지금은 알고 그때는 몰랐던 이야기를 잔잔히 조금은 다정하게 바라보며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생각했어. 시간..

#LETTER 18 시선

20210623 #LETTER 18 시선 지난번 보내 준 편지 잘 받았어. ‘페미니즘이력서’ 1편을 읽으면서 H의 활동의 시작과 청년시절을 알게되었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청소년쉼터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구나. 일했던 곳이 성폭력상담소 부설기관이라는 것, 친족성폭력피해자들을 위한 일상의 돌봄과 치유를 지원하는, 그들의 가능한 오늘(매일매일)을 만들고 현재의 삶을 연결하는, 소중하지만 그 만큼 힘든 활동을 하며 페미니즘을 만나 지금까지 근 20년 넘게 청소년들과 함께 한 여정을 페미니즘이력서로 써내려간 편지. 문득 뒤돌아 걸어온 과거의 길을 마주보는 보는 것 같았어. 시간이 지나 그 길을 함께 걸어주지 못했지만, 다시 쓰여지는 지금 찬찬히 살피며 나란히 걸어갈 수 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을 전해. 자신을 ..

#LETTER 17 해녀와 다리미 그리고 한걸음

20210616 #LETTER 17 해녀와 다리미 그리고 한걸음 비온 뒤 청명한 파란하늘이 마음까지 청안하게 만드는 날이네. 6월의 모악산의 녹음이 전하는 숲의 향기 베란다 창문을 열자 바람을 타고 전해 오는 듯 했어. 난 요즘 초록예찬으로 주3일은 아침 모악산 산행을 하고 있어. 더욱이 이번주 지리산에서 트레일 훈련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금요일 새벽에 지리산 훈련을 같이 할 예정이라 겸사겸사 산행을 해. 단련해야 하는데 꽤가 생겨 모악산 금곡사 계곡과 능선의 편안한 산길 6K정도를 왕복하고 있어. 광교산에 올랐다고 맛있는 초개국수와 고구마돈까스? 맛있었겠네. 난에 산에가면 매번 우주, 자연과 더불어 기원과 감사, 축복을 하는데 효과가 좋아. 지리산에 가면 H와 이이의 건강기원과 더불어 6월의 학기 마무..

# LETTER 16 축구과 트러블, 애도를 전하며

20210603 # LETTER 16 축구과 트러블, 애도를 전하며 동물가족들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H의 모습, 고양이의 말을 해독해주는 신기한 어플 미야오톡 어플이라니! 신통방통. 난 예전에 동물가족들과 이별을 하고 한동안 펫로스타로카드에 빠져 있었어. 못 다한 말을 전하는 셈이었는데, 돌아보니 내 강쥐들은 떠나간 뒤에도 남겨진 나(가족)를 위로한 셈이지. 반려묘들과 하루하루 틀별한 사랑 많이 하길. 몇일전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신작이 소개되었는데 고양이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생각나네.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문명‘이라는 제목이었어. 고양이의 모험 속에 담겨진 인간과 인간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이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인간은 조연이라는 것, 인간중심세상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고 소개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