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러운 생각
에이미 로웰 (1874∼1925)
생각 하나가 고집스레 이어지면
그 속엔 고문이 도사립니다.
아무리 다정하고, 떠올라 기뻐도
지친 마음엔 그 생각은 아프기만 합니다.
흐릿한 기억이 습관처럼 떠오릅니다.
부러 떠올리려 하지 않았으나 우리 사이의 오래된
그 모든 기쁨이 거듭 되살아나 미묘하게 고통을 줍니다.
습관이 되어, 몸부림치지만 또 사로잡힙니다.
당신은 내 심장을 둥지 삼아 서식하고 있습니다.
내 삶에 평화로운 듯 날개를 접고 내려앉아
나를 얼마나 무겁게 짓뭉개는지 당신은 짐작도 못 합니다.
내가 당신을 지독히 사랑하기에
당신은 정당한 내 자유를 얽어매는군요.
인제 그만 처뜨린 날개를 펼치고 훨훨 날아가 주세요.
에이미 로웰 (1874∼1925 미국, 시인, 평론가)
그녀는 여자에게 고등교육이 필요 없다고 믿었던 가족들의 반대로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 그 대신 엄청난 독서로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달랬다고 한다. 그녀는 1902년 28세부터 시를 시작한다. 덩치가 크고, 시가를 즐겨 피고, 레즈비언으로 문단의 독단을 비판했다고 남성 시인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폄하된 시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동료시인들의 시를 비평하고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사망한 이듬해 플리쳐 상을 받는다. 잊혔던 그녀의 시는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으로 다시 조명된다. 에이미의 시는 현대 모더니즘 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에이미는 1909년 11살 연상인 배우 아다 드위어 러쎌을 만나 그녀가 사망하는 1925년까지 레즈비언 연인관계를 맺고 평생의 연인 아다와의 사랑을 에로틱한 시로 표현했다.
: 몸부림치지만 사로잡혀, 심장을 둥지로 삼아 서식하는 연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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