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지나 dreaming/산과 책

김영도의 ‘서재의 등산가’를 읽고

지산22 2021. 1. 12. 17:15

20210112

김영도의 서재의 등산가’(2020/리리)를 읽고

 

책을 읽은 소감은

한국산악계의 원로 김영도선생님의 그의 산과 사람 그리고 산서이야기

산에 가는 사람과 산에 가지 않는 사람에 대해. 산서를 읽는 즐거움, 산서와 기록을 남기는 자들의 철학과 산행기에 대한 45편의 에세이이다.

1. 산은 멋지다. 15가지 이야기

새해가 밝았다/4월이 오면/ 산의 팡세/여름을 이렇게 지냈다/조심슨의 책을 다시 읽다/보이테크 쿠르티카의 아름다운 세계/나는 山書를 이렇게 읽는다/설악산을 다시 생각한다/산의 비밀/산악인에는 조건이 있다/우리는 어떻게 그들과 다른가/산은 위험한가/세상에 산이 없다면/풍설의 비박/한계도전에서 얻는 것/

2. 자유 그리고 자연 11가지 이야기

명동의 봄날 밤/신록의 계절에/산을 혼자가다/아웃도어란 무엇인가/타이가에 천막을 치고 싶다/덕유산이 그립다/나뭇잎이 떨어지면/산의 자유를 찾아서/잊을 수 없는 두산악인 목동/눈꽃을 찾아서/이처럼 자유로운 여성은 처음

3. 언제나 산과 연결되는 삶 9가지이야기

사색과 체험 그리고 표현/저녁마다 길을 걸으면/칼덴부루너의 열정/나의 등산노토북/메스너가 다녀갔다/산 사나이들이 울었다/등산이 곧 인생/산악인의 귀소본능/누구에게나 내일은 있다/

4. 우리는 산과 어떻게 만나는가 ? 10가지 이야기

글을 쓴다는 것/山書를 읽고 싶다/어느 젊은이가 산과 만나며/나의 에베레스트에서 새롭게 출발했다/에베레스트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등산문화란 무엇인가/알피니즘에 미래는 있는가?/몽블랑이 죽음의 지대가 되었다/산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내가 본 山書의 세계

 

산과 등산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철학, 등산문화에 대해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이 담겨있어 자신의 산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다소 중언부언(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되는)하는 점은 아쉽다.

 

인상깊은 3가지 에세이,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1) 여는 글: 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 산과 등산에 대한 꼭 던져보아야할 질문과 자기점검, 자신만의 산과 인생/ 삶에 대한 물음과 성찰이 담겨있다.

도전과 극복이라는 귀중한 인생체험을 언제 어디서 경험할 것인가, 산이야말로 행동할 수 있는 무대이며 사색에 잠기게 해줄 장이다. 오랜 등산의 역사가 이 사실을 말해주고 있으며 그 무대인 대자연은 늘 알피니스트에겐 삶의 근거지였다

등산가는 누구나 산속에 자기의 고향을 가지고 있다. 나는 가지고 싶은 것이 없다. 내게 필요한 것은 자유뿐인데, 그 자유가 내게는 있다. ”

 

2) 산의 비밀 산은 무엇이며 (산에 대한 당신의 철학/ 당신의 산과 함께하기 위한 인생의 조건)우리는 왜 산에 가는가(산의 비밀) ?

산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그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이다. 산악인의 특권은 산의 비밀을 감지하고 거기에 끌려 산으로 가는 그 자체가 바로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특권이다. 대자연이 품고있는 비밀을 동경하고 거기에 애착을 느끼는 감성과 의지가 중요하다.”

 

3) 산에 혼자가서 산의 팡세를 !

등산가는 혼자 가는 것이 원칙이며, 머메리는 이것을 방랑의 원형이고 조건이라고 했다. 단독행은 알피니즘의 가장 아름다운 산행 모습이다

산의 수상- 산에 가면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적는 글 /산과 함께 한 남 다른 감성과 생명, 진솔, 소박과 진실에 대한 이야기 산의 팡세는 바로 산악인 본인이 간 길이며 남들과 다른 자기 생활기록이다.

 

4) 함께 나누고 싶은 3가지 이야기

첫 번째주제는 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

 

폴 베시에르 - 등산은 끊임없는 지식욕과 탐구욕과 정복욕의 소산

육체적인 노동을 통해 정신적 고양에 이르는 과정

발터 보나티- 산은 산에 가는 사람의 것

기도레이 - 등산은 모두가 초등

라인홀트메스너 - 알피니즘 그자체가 나의 인생이다.

조지핀치 - 등산은 스포츠가 아니라 삶의 방법이다.

저자 김영도 - 등산가는 건강한 육체를 중요시하는데 나는 육체 노동을 통해 정신적 고양에 이르는 것을 등산의 요체 ,산은 내게 행동의 장이며, 사색의 장이다.

등산이란 필경 자기인식에서 오는 의식과 행위의 세계다

등산은 고도보다는 태도 - 인생은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

 

* 나에게 등산은 순례와 방랑이다. 순례와 방랑의 자유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기초월과 자연의 경외감, 일체감을 통해, 몰아의 경지를 이르는 것(초월) 즉 등산은 지혜로운 삶의 기술이자 자연과 우주의 선물이 아닐까 ?

 

생각하면 두근두근 설레고 약간은 즐거운 겁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보다 더 맛있고 기대가 되는, 만나기 전부터도 좋은데, 만나면 언제나 더 좋다. 어쩜 그렇게 다양한 모습일까 ? 열정적이면서 황홀하기도 하고, 예쁘기도하고 멋있기도 하고, 웅장하고 변화무쌍하며, 볼 때마다 신비롭기까지 하다. 푸른향기에 활기찬 기운, 옆에만 있어도 닮는다. 아이같은 순수함에 초롱초롱한 초록의 눈빛하며, 때론 머리에 신성(神聖)과 온전한 충일감(充溢感), 두손엔 고독과 평화를, 두발엔 적막과 도전을, 가슴엔 공포와 두려움을 넘어 용기와 담대함을,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사색과 소요의 즐거움을, 자신의 의지와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귀한 싸움을, 때론 포근포근 달달한 향기와 푸근한 마음으로 두팔벌린 넉넉한 몸짓하며, 기운차고 강건한 기세로 자체발광하는, 두려움없는 맑은 영혼을 가진 인생의 지기이자 도반이자 스승같은 넓은 의 소유자. 한없이 자애롭다가도 냉혹하기 그지없고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그 추상같은 서릿발, 천상의 소리와 빛을 지닌 지상의 聖所로 낮과 밤의 지혜를, 빛과 어둠의 균형을 갖고 있는, 지구촌의 온갖 아름다움을 소유했음에도 겸손하고, 고요하며 평안하고 점잖을까? 때론 거침없이 직설적이고 공격적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한결같이 감싸안고 위로해 준다. 그런 너와 함께 머무는 순간순간 나는 너로 인해 매번 다시 태어나고 좀 더 괜찮아진다. 너로 인해 나의 감성과 지성이 충만해졌으며 굶주린 영혼을 채우고, 정화하며 선한 마음에 머물 수 있었다. 아 너는 나의 지성소이자 안식처요 삶의 기쁨이다. 너를 통해 대자연에서의 자유를 향유하였고 너와 탕진한 세월은 방랑과 순례의 추억이 되었다. 내 삶에 들어온 순간부터 너는 나의 행운의 열쇠였다. 아 너는 종종 인생의유한함을 깨닫게 해 주고, 무한한 우주를 만나게 한다. 아 늘 보고싶고 그립다. 아 너와 함께 있으면서도 나는 너를 꿈꾼다.

 

두 번째주제는 산과 함께하는 인생, 산이라는 무대에서

당신의 인생에서 산이라는 인생의 무대가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가 ?

결국 산은 어떻게 만나느냐에 달려있다.

1. /걷기와의 만남: 남도산골시골마을 출신, 유년의 무등산과 지리산의 청년시절

2. 산과의 두 번째 만남: 어디까지 오르고 가고 싶어 ? 고도의 열망과 도전

3. 산서와의 만남 : 자신만의 산을 가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행복한 클라이머들

(꿈의 자일을 확보한 당신은 행복한 클라이머)

4. 50의 백두대간종주 만남 그리고 one more time : 산이 내가슴에 있다.

5. 되돌아 오르는 만큼 쓰고 끄적거리면 좋겠네 : 서재의 낙서가

6. 다시 산을 꿈꾸면 그랬으면 좋겠네.

 

: 산에서의 체험이 당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

알피미즘과 알피니스트의 아비투스 (말하고 즐기고 생각하는가 ? -

구별짓는 취향, 습관, 아우라,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른 제2의 본성, 산악인의 표현 등)

 

세 번째 주제: 산행기, 산서, 산책에 대하여

당신만의 산서(산을 무대로 한 등산가의 이야기)또는 등반가가 있다면 ?

이제까지 당신의 산에 대한 기록은 어떠한지 ? 혹은 어떠할지 ?

당신의 인생을 바꿔어준 산이 있는가 ?

산을 만남 어떤 산서를 쓰고 싶은가 ?

 

산의 팡세 : 산책야영을 추억하며

투 투 투 툿 투툿, 투욱, 투욱, 툭툭툭툭툭툭툭툭튝튝

아슬아슬 타프를 치자마자 비가 기다렸다는 듯이 내리기 시작한다. 바람만 거세게 불지 않는다면 여름밤 타프아래 야영은 비소리 마저 음악이 되어 그지없이 정겹다. 비와 함께하는 숲속의 여름밤은 공기마저 달달하고 시원하다. 녹음의 장막에 어둠이 내리고, 산 아래 도심의 불빛이 빗방울에 투명하다. 서둘러 잘자리와 짐을 정리한다. 한쪽에선 잠자리를 마련하고 한쪽에서 부식과 식량을 꺼내고, 랜턴을 매달고 저녁을 준비한다. 벌써 발빠른 막내는 배낭을 놓자마자 푸른샘으로 식수를 뜨러갔다왔다. 척이면 척, 착이면 착 척척척 테트릭스게임처럼 아귀가 잘 맞는다. 은박지를 깔고, 1인용모기장을 치기도 하고, 메트리스위에 침낭을 놓으면 정리 끝. 먼저 불을 피우고,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그 사이 간단한 안주로 술상이 마련된다. 벌써 타프를 치자마자 맥주한캔은 비웠을 것이다. 야영장에 배낭을 부리자마자 먹은 시원한 맥주 한캔이란 삶의 축복이라는 진실을 ! 황홀한 맛이다. 인수와 선인의 야영장은 대조적이다. 선인은 여름밤은 조용한 숲의 독주회 같다면 인수의 여름밤은 떠들썩한 야시장 한복판이다. 온갖 먹거리축제가 펼쳐지고 숲속집담회가 밤새내내 끊이지 않는다. 주님과의 영접으로 불콰해진 얼굴들, 비온 뒤 개인 달빛에 반짝이는 눈동자들이 경계없이 사람들 사이를 드나든다. 손에 손에 여름을 술잔에 담아, 밤을 안주삼아 부어라 마셔라은혜로워라 이밤이 새도록 식탐과 주님의 산을 오르리라. 술향기가 익어가는 인수의 밤. 할렐루야 반면 선인의 여름 밤은 고요한 숲의 어둠이 함께하는 평온한 밤이다....여름책 밤의 장을 펼쳐 산책정모를 시작한다.

 

* 10년째 여성산악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1회 산을 주제로 하는 책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