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reading /소설읽는 밤

SF 12 이경희 작가의 '테세우스의 배'를 읽고

지산22 2020. 11. 27. 18:30

20201125 수요SF페미회

 

이경희의 테세우스의 배(2019/ 그래비티 북스)

 

원제가 Theseus's paradox 역설이다. 테세우스의 미노타우로스를 무찌른 신화속의 영웅이다.

 

아테네인들은 젊은이들과 함께 귀환한 테세우스의 배를 팔레론의 디미트리오스 시대까지 보존했다. 그들의 배의 판자가 오래되면 그 낡은 판자를 떼어버리고 온전한 새 판자로 교체했고, 그 결과, 이 배는 철학자들 사이에서 성장과 변화에 관한 논쟁의 살아있는 본보기가 되었다. 어떤 이들은 그 배가 처음과 같은 배라고 주장했고, 어떤 이들은 배가 다른 것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플루타르고스 영웅전 ” 191쪽에서

 

컨티넘(연속체), 바디(), 메모리(기억)으로 구성된 인간의 경계선을 너머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는 연명치료를 떠나, 사이보그신체, 죽음까지도 정복하는 미래의 포스트휴먼들. 노화와 질병으로부터, 원시적인 몸에서 벗어나 기계의족, 의수, 의안 등 인공장기에서 점점 더 사이보그화되는 (불멸)기계신체, 강인공지능을 넘어 인간의 뇌을 뉴럴링업로드(마인드업로딩)기억과 정보의 메모리와 백업이 가능한 지능, 유전자 조합 등 바이오 신기술의 발달로 인공배양수조에서 부활하는 신체로 죽음을 정복한 미래의 인간들....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누가 나인가 ?

 

책은 그동안 sf 익숙한 소재(인공지능, 사이보그, 마인드업로드, 자율주행, 미래 타운 실내도시의 풍경, 기술진화의 사회와 인간의 일상의 변화 상 등등)들이 가득 등장하고 막힘없이 미끄럽타고 내려오듯 재밌고 빠르게 읽힌다. 곧 도래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인간, 기술의 발전에 따른 신인류의 인간’ ‘인간다움죽음이라는 주제를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샌드박스라 불리는 미래의 혁신도시 평택, 샌드박스 기술특구에서는 국가의 규제도 없이, 신 기술의 개발과 실험이 가능한 무법천지다. 이 곳의 일인자는 거대한 트라잇플래닛 다국적 기업이 배경으로 펼쳐진다. 인간의 생물학적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기계인간 석진환의 탄생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트라잇플레닛의 수장인 그는 아버지의 유산과 기업의 지분과 이를 둘러싼 경영권싸움으로 동생미진과 친족들에게 쫓기고 있다. 그동안 회장 석진환은 스마트바디사업으로 막대한 이윤을 쌓고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진과 친족회는 플래닛 바이오메티컬사업으로 인공배양수조를 이용 손상된 신체, 죽은 신체까지도 되살리는 신기술(뇌손상복구까지는 미흡하지만 죽음까지 정복할 수 있다)개발에 매진한다. 미진은 기술개발에 필요한 필수적인 동물실험과 안전검증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실험과 임상시술을 몰아부친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석진의 스마트바디사업은 큰 타격을 받는다. 결국 석진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친족회와 미진을 속여 아버지의 유산, 회사의 지분을 돌려받고 그 증거(태블릿)를 감춘다.

미진과 친족회의 진환의 태블릿을 찾기 위해 사고를 위장하여 진환을 쫓는다.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불완전한 산업용 기계신체로 깨어난 진환은 과거의 여인 여울의 도움으로 미진의 추격으로부터 피신한다. 여울은 포스트휴먼코디네이터로 인간들을 사이보그의 세계로 안내하는 일은 한다. 석진환은 그녀와 함께하는 과학자집단에게 이후 투자를 약속하고 기술이 뛰어난 교수로부터 자신의 기계신체를 최고의 사양으로 대체한다. 그러나 기계인간이 된 진환은 그의 목숨을 노리는 미진과 친족회가 노리는 태블릿에 담긴 증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이미 세상에는 또 다른 석진환이 존재하고 있다. 미진의 바이오신기술 인공배양수조에서 부활한 석진환이다. 기계인간 석진환 1, 되살아난 살아있는 육체를 가지고 있는 석진환 2 둘 다 손상된 기억으로 회사의 경영권방어를 위한 태블릿-증거를 찾을 수 없다. 반전의 반전이 계속된다. 이 세계에서는 포스트휴먼들의 탄생으로 다양한 사이보그 사술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자기동일성 시험을 거쳐 법적 성원권을 인정받는다. 자기동일성 시험이란 사이보그들이 자신의 인격권을 법적으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해 정부에서 마련된 공식적인 검증절차-자기동일성 시험을 통과하지 않는 사이보그는 인간으로서의 법적인 권리를 보호 받을 수 없었다. 최악의 경우는 강제폐기 된다. 또한 관속주의(시술이 이루어지는 동안 자신의 존재가 단절없이 왼전한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 -완전한 연속체여야 한다) 따르는데, 자기동일성 시험을 통과하려면 시술과정에서 사망, 오염되는 일이 없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시술기록이 담긴 블랙박스를 찾아야 한다. 이 블랙박스를 찾는 과정에서 또 한명의 석진환3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사고 당시 석진환1은 지나친 기계화 시술의 부작용으로 뇌손상이 심해 실리카나노셀로 뇌를 기계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기계의 몸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뇌손상을 우려해 그의 기억을 데이터화해서 백업을 해 두고, 뇌와 신체를 조각내어 미진의 배양수조에서 되살리고... 뉴럴링크 업로더를 쓴 진환의 복제된 데이터(비상시 대체인격) 그의 온전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백업 석진환 3까지. 즉 석진환은 3명인 것이다. 3명의 석진환들은 서로가 자신이 진짜 석진환이라 주장한다. 누가 석진환일까 ? 그러나 기억을 잃은 컨티넘 기계신체, 기억이 불안전한 생물학적 육체를 가진 석진환 2, 석진화의 모든 역사와 기억을 가진 백업 인공지능 석진환 3, 3명의 석진환이 모여야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증거 태블릿의 암호(태블릿 보관장소, 생체인증, 암호화된 문장)를 해독할 수 있다. 석진환 1, 2, 3은 힘을 합쳐야 증거-태블릿 암호를 해독하고 무사히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트라이플래닛의 석진환 2의 반격을 틈타, 석진환 12인 태블릿보관장소에 침투하여 태블릿을 찾고 암호를 해독하게 된다, 결국 바디 석진환 2는 죽고, 남은 컨티넘 석진환1은 자기동일시 시험을 통과하고 여울에 의해 메모리 석진환 3도 사라진다. 그러나 반전의 반전이 시작되는 끝. 진짜 태블릿이 여울의 손에, 그녀의 숨겨진 창고엔 얼어붙은 보디의 시신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그녀의 개인서버에는 메모리의 백업이 버전별로 저장되어 있고....그녀는 자신의 배를 조심스럽게 쓰다듬고...... 뭔가 계속될 것 같은 끝.

 

기술이 여는 포스트 휴먼시대 미래의 인간의 경계선은 어디까지 인가 ?

인간이란 무엇인가 ?

인간다움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

기술은 인간의 영역을 넓히고 모두를 초월의 세계로 나아갈 것인가 ?

포스트 휴먼은 인간의 탐욕의 세계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지 ?

작가는 죽음이라는 주제로부터 인간의 본질을 형성하는 구성품이 어디까지 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술을 상상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3명의 석진환들은 곧 현실이 될거라이고.... 정말 그럴까 ? 지난 번 천선란 작가의 천개의 파랑에서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인공지능 기수 콜리이야기였다. 콜리의 머리-인공지능은 사색과 질문이 가득하고, 겉차속따 차가운 로봇신체는 인간보다 더 따뜻한 온기와 연민, 이타심까지 지닌 존재?였다. 이번 테세우스의 배, 태세우스의 역설처럼 3명의 석진환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어떤 인물을 지지하는지 누가 인간이고 인간이 아닌지 ? 토론해 보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자신은 의식의 연속성 컨티넘을 지지하는데, 독자들은 어떤지 말이다.

 

사람이 대체 먼데? 의식?, 육체? 아니면 기억? 인간을 살아있게 하는 본질이 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 사람이 죽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어 ? - 30

 

기계신체를 가진 컨티넘, 포스트휴먼으로 탄생한 석진환은 실리카 나노셀로 손상된 뇌세포를 교체하고 원본의 역할을 인공세포 100%똑같이 대체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나씩 기계의 몸으로 바꿔간다고 해서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변화하더라도 그 안에 남아 바뀌지 않고 지속되는 본질은 분명 존재한다고, 인격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테세우스의 배...생각하는 기계, 인공지능로봇과 무엇이 다른가 ? 석진환 1의 의식은 한번도 소멸하거나 끊어진 적이 없다고 자아는 분명 이 기계의 내안에 있다고.... (몸도 기억도 유전자도 없는 컨티넘 석진환이 예전에 그라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 ) 120-122

 

살 속에 피가 흘러야 사람이지, 진짜 오빠는 따로 있어.... 너는 로봇이야 자신을 사람이라고 믿는” -178

 

몸만, 자아는 하나야. 아까 그건 내 백업용 몸이었어 ” -160

 

보안 프로그램일 거야. 바이오메디컬이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합성생물

 

몸은 얼마든지 마음껏 갈아 치우라고.....의식만 남아 미래로 도약하는 것 같았다... 기억이야말로 나를 규정하는 진짜 본질이야....뇌가 손상된 기계인간보다 내가 더 오리지널에 가까지 않을까? 사고 이전의 기억과 인격을 원형형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은 나잖아 ....원본을 복제한다고 해서 가짜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야 진짜가 둘이 되는 것뿐이지” 201-202

 

식물인간 상태인게 드러나면 법적으로 의결권이 박탈당하니까, 몸이 여기 있다 해도 나서서 인증서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이 사람들의 몸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생체 인증을 위한 열쇠일 뿐이야” - 235

 

나는 매번 노트북을 켤 때마다 암호인 지문인증을 하고, 지문인증이 가끔 내부오류가 나서 인증암호로 대신할 때 비밀번호와 아이디 오류가 나기도 한다. 온갖 인증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일시켜도 기억세포는 매번 죽어가고 새롭게 탄생한다. 현재 나에게 의식으로 자기동일시 시험을 한다면 내가 나로 인정 받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누가 진짜 석진환인지 ? 인간인지 ? 독서모임원들의 대답은 제각각이었다. 나는 선택한다면 셋다 인간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인간은 의식과 신체 즉 물질과 의식과 물질의 연속성이 함께 해야지 셋이 결합되어있어야 한다고. 그럼에도 만약에 선택한다면 메모리/의식이라고....그럼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바디와 컨티넘은 인간이 아닌 것인가 ? 의식이 점점 사라지고, 기억을 잃어버린 나. 얼마만큼의 기억을 잃어야 인간이 아닌 것이 되는가 ?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이어진다. 나에게 아직까지 닥치지 않는 불행들, 치매나 질병, 죽음이 관념적으로만 존재하고 있고, 상상속의 의식없는 치매의 삶은 더 이상 나라는 사람이 의미가 없다고, 이미 죽은 인간이라고, 심지어 지구의 자원낭비라고, 치매의 삶의 연장은 일종의 연명치료라고 그렇게 인간의 죽음을 연장하는 것은 탐욕이라고까지 생각하며 존엄한안락사를 생각해 왔다. 또한 앞으로의 기술이 인간의 죽음을 연장하거나 심지어 정복한다는 ? 인간 종 중심주의나 인간 예외주의는 자연과 지구, 나아가 우주의 존재와 소멸에 대한 순환원리에 역행하는 정말 인간다운(어리석은/ 나약한/ 불완전한)’이야기였다.

인간다운태블릿의 인증방법이 책의 주제를 말해 주고 있었다.

우선 태블릿을 숨진 비밀장소를 기억해야 한다(감시 및 도청이 불가능한 장소에 태블릿을 존재하고) 암호 1단계 : ‘내가 머무는 곳은 깊은 우주, 내 목적지는 죽음이라 입력하고

암호 2단계 : 살아있는 육체로 생체인증을 해야하고

암호 3단계 : ‘온 우주가 우리 인간의 손가락 끝에 놓일 때까지마지막 암호를 입력해야 된다.

죽음과 인간다움

존엄함이란 무엇인가 ?

존엄한 죽음으로 완성되는 인간다움의 품위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서 출발하는 것일까 ? 인간은 존재의 우연성, 창해일속(滄海一粟)으로 생으로 태어나 그 불가역적이고 교체불가능한 자신의 생명으로 딱 한 번 살고, 죽음으로 인간이라는 삶이 완성되지 않을까 ? 죽음이 인간다움을 완성시켜주는 것이 아닐는지. 불멸이 아니라 사라지는 존재라는 존엄함의 시작 그리고 죽음으로 완성되는 품위. 불멸의 인간의 의식과 신체를 가지는 미래의 포스트 휴먼을 통해 현재의 기술과 인간의 모습을 돌아본다. 인간다워지기 위해 죽음을 더 가까이....

 

2020년기술의 발전은 어디까지 왔나 ?

기술은 누구에게 좋은가 ?

기술은 결코 잘못이 없으며, 책임은 사람이 져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

기술 발전의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잘못된 제도와 정책의 산물이라고

테세우스의 배를 재미있게 읽고 생각하는 동안, 이번주 기술에 대한 2가지 기사가 현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한가지 이야기는 디지털 법가, 감시자본주의 신세계를 열다(박민희)’와 두 번째는 ‘AI 자동화, 이간의 대체인가 보조인가(전치형)’ 기사였다.

최첨단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감시시스템이 중국 인구의 14억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권력자들이 꿈꾸는 법가적 빅브라더 사회가 21세기 첨단기술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사. 중국공안의 감시카메라, 안면/홍채인식, 바이오 감시기술,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술이 결합되는데, 정확도는 상상을 초월해 2018년 수배중이던 5만명 관중가운데서도 범죄자를 검거했다는 이야기, 2015년부터 5천명이상의 범죄자를 체포하고, 이 거대한 감시시스템으로 공안이 주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 시민이 견제, 감시할 힘이 없는 중국에서 ‘4차 산업혁명'은 감시자본주의의 본질을 강화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신용시스템을 구축하여 개개인의 일상행동에 점수를 매겨 혜택 또는 처벌을 강화, 점수에 따라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면 스마트폰, 감시카메라, 디지털 화폐사용 정보를 결합해 14억 인민의 모든 행동과 이동, 소비, 금융, 의료정보 등을 파악해 개개인의 신용을 점수화할 수 있게 된다고. 심지어 국가가 한사람의 이동기록, 친구관계, 지인, 책과 글, 자료를 읽는 습관 등을 근거로 반정부활동에 나설 가능성 사전에 예측하고 제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조지오엘의 1984....빅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거대 다국적기업 트라이블래닛(권력을 가진) 석진환의 구축한 세계에서 잘 드러난다. 이경희 작가는 기술은 상상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고, 이제 곧 책속의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고 우리는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인공지능 AI와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지난 주 발표된 MIT미래의 일보고서 내용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과연 인간의 일을 없애는가 ? 연구와 노동의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 에 대한 대답이었다. 보고서에서는 자동화 때문에 세상이 뒤집히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기술이 발전했지만 인간이 쓸모없어서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그렇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과실의 분배가 너무나 불평등하게 최상위 집단으로 쏠려 있어서 노동자 다수는 겨우 한입 맛볼 수 있었을 뿐이라고 현재의 불평등한 노동의 현실은 기술 발전의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잘못된 제도와 정책의 산물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테크놀로지와 혁신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기술의 연구결과를 제시했는데 첫째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안전문제가 중요한 일이나 본격적인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면화된 자율주행이 인간을 대체하기까지는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이렇게 운전자를 대체하는 것이 최선인지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의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한다. 둘째는 신기술은 인간의 일을 대체할 수도 있고 보조할 수도 있는 두가지 방향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대체와 보조 중 무엇을 지향하는 지는 사회적 선택의 문제이다. 셋째는 기술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조직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자체의 논리가 특정한 방식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설정하는 틀안에서 기술이 자리를 잡아나간다. 보고서에서는 자동화 기술은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고 혁명은 점진적으로 올 것이며,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아직 현명한 결정을 내릴 시간이 있다고. 인공지능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그 시스템속에서 인간이 인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말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 신기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합의의 틀을 논의하고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등장하는 여성인물에 대하여, 좀 더 입체적인 여성주인공을 보고싶다.

영화로 만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

누구를 캐스팅할까 ?

데세우스의 배는 이경희작가의 첫장편이라고 했다. 작가는 오랜시간 SF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였고, 관련 글을 계속해서 써왔던 이. 한편으로 이 작품은 작가가 여성이라는/ 여성일 것이라는 ?‘ 것을 알 수 없었다. 누구라도 이 책을 재미있게 흡입력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씁쓸하지만 이제까지 모두에게 익숙한 남성(영웅)주인공 중심의 세계니까,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세계에서 상상하고 도래하는 미래의 여성등장인물도 너무 진부해서 친숙하다. 개인적으로는 여성의 신체가 기계/로봇으로 대체되는 것, 여성의 생물학적 몸이 출산과 재생산에 대한 혁명? 없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 책속의 여성캐릭터들은 기대이하였다. 단순하고 생각없는/없어보이는 악녀 미진 ? 나름대로 미진의 서사가 있을 것인데, 서사가 주어지지 않는다. 또 다른 인물 여울-포스트휴넌 코디네이터 여울, 로맨스와 팜프파탈을 아주 쬐금 적당히 유혹하듯 이기적으로 묘사되는 반전의 서사 약하다. 좀 더 입체적인 여성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멋진 미래를 보고 싶다. 그럼에도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지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책속의 장면장면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나에게 흥미로운 인물은 서큐버스의 몽정에서 진환의 기계신체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의체공학연구소 교수캐릭터다. 쉐어 인텔리전스 뇌가 하나로 이어져서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다수의 의식이 다수의 육체를 공유하며 사는 인물. 쉐어, 공유 지성, 뉴럴링크 다음단계 6명의 천재들이 가진 재능을 한몸처럼 할 수 있는 캐릭터말이다. 6명의 캐릭터를 찾아 ...누구를 캐스팅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