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존재하기/달리기와 존재하기

달리기와 존재하기 15 : 자연의 반격 - 디스토피아 2020

지산22 2020. 8. 26. 15:43

 

달리기와 존재하기 : 자연의 반격 - 디스토피아 2020

 

이번주 러닝 총 18k

824일 나이트 러닝 8k

자전거타기 1시간

825일 자전거 타기 1시간

826일 수 아침 러닝 10k

자전거 타기 1시간

 

오랜만에 산악회 선배들과 주말내 계룡산 산행을 했다. 수도권 및 코로나 지역 확산으로 흉흉하다. 한달전부터 약속이고 겸사겸사 지방사는 회원들을 고려해 대전으로 산행지를 정했는데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모든 교육과 강의 일정이 또 취소되고, 취소에 면역이 된 것인지 체념과 포기가 빠르다. 취소와 체념이 되어도 삶은 2020년 시간은 흐른다. 대중교통이동시, 국립공원입산하산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햐여 하고 2미터간격을 지키며 산행을 해야 한다.

마스크 산행이라니....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 누렸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인지 새삼 그립다.

 

2020년은 왠지 나에겐 sf의 미래 희망의 숫자였는데, 우리에게 닥친 현실은 누구도 접촉하지 마라” 2020 디스토피아가 도래했다. 자연의 반격이다. 자연앞에 인간은 마스크 한 장으로 떨고 있다. 이제까지의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 탐욕의 시대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벌을 받고 있다. 벌을 받고도 반성하고 나아질지... 코로나이후의 삶이 달라질지 ? 몇일전 신문에 녹색연합의 글을 읽었는데 지금 내리는 비는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위기와 재난의 20208월이다. 태풍까지 오고 있단다.

 

이번주 러닝은 몸이 무겁다. 주말 산행 후 달리는 월요일 저녁, 달리는 것으로 산행의 뭉친 근육을 푼다. 산행 후 가벼운 걷기나 달리기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산행 후 종아리가 땡기는 것을 보니 한동안 산행을 게을리 한 것 같다. 금잔디 고개의 힘겨운 오르막과 관음봉 동학사 모처럼 신나는 등산. 하산 길에 내리꼿는 소나기로 우중산행의 진수를 맛보았고 비온 뒤 여름 초록 숲의 향기와 산사의 고즈넉함이 코로나의 시름을 잊게 해 주었다.

 

나이트러닝, 천변에 예쁜 손톱달이 흐르는 땀사이로 웃는다. 달맞이 노란 꽃은 요즘 나의 페이스메이커다. 달빛아래 달맞이 꽃들이라니 천변레이스의 주인공들이다. 나이트레이스는 달을 보며 달리는 날은 기분이 좋다. 달빛으로 정화되는 듯, 세례받은 축복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축복같은 선물인데 인간의 탐욕과 무지, 공존과 공생의 윤리를 저버린 인간에게 반격하는 코로나, 기후위기...

 

달을 떠올리다보니 최근에 읽은 두편의 단편이 생각난다. 디스토피아 미래를 그리는 익숙한 이야기였다. 구한나리 작가의 무한의 시작과 한번 쯤 초록달이 보고싶은 백승연 작가의 초록달을 만나러라는 작품이다. 무한의 시작은 우리에게 익숙한 디스토피아의 미래이다. 마지막 세계대전 후 대폭발이 일어나 대격변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해수면이 높아졌고 기상이변으로 지구의 땅이 10% 정도만 남고 모두 사라진다. 식물도 오염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사람들은 무척 힘든시기를 보내고 인구도 출산률도 줄고 시간이 흘러 전쟁을 기억하는 세대는 없고 후손들은 또 다른 전쟁과 재앙이 오면 지구는 멸망할 것이라며 경계심과 공포감속에 살아간다. 지구에는 두부류의 인간이 살아간다. 연구소와 숲의 사람들이다. 각각의 사람들은 성인이 되면 특성에 따라 두곳 중에 한곳의 선택을 받는다. 연구소에서는 마지막 남은 인공지능으로 기술계발과 연구를 하는 지능이 높은 과학자와 기술자 부류의 사람과 식물을 가꾸며 씨앗을 보존하며 숲을 가꾸려는 사람들이다. 연구소 사람들은 도시에 살고, 숲의 사람들은 숲속에 산다. 사람들은 끼리끼리 사는 것과 달리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각각 연구소와 숲사람으로 주말을 함께 보내는 연인이다. 어느날 지구의 소행성 충돌이 예상되고 연구소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새로운 별을 찾아 이주하려고 하는 배-피난선-를 타고 우주로 떠나고 남은 숲은 연인은 지구의 숲속 대피소에서 떠나는 배를 바라본다. 나라면 떠날까 ? 남을까 ? 영화속 한 장면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마지막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내게 될까 ? 예측할 수 없는 디스토피아 코로나확산과 확신 2020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

 

백승연 작가의 초록달을 만나러는 또 다른 디스토피아의 전형적인 이야기다. 기술이 발전한 어느 미래, 오염된 지구의 넘쳐 나는 많은 사람들, 자원고갈 등으로 또 다른 지구와 같은 행성을 개척하는 것이다. 2지구는 철저하게 만들어진 행성이고 그 행성의 달이 초록달이다. 주인공은 시인이 되고 싶었으나 생활고로 인해, 또는 나약한 의지로 인해 시인의 꿈을 포기 하고 인공지능이 쓰는 소설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지구의 지도자들은 제2지구 개척 실험을 위해 100명의 사람들을 모집한다. 모집된 100명의 사람들에게는 경제적보상을 하고 그들의 유전자와 기억을 복제해 복제인간들을 만들어 제2지구에 보내는 것이다. 50명은 과학자 기술자 의사 등 꼭 필요한 사람들이고, 나머지 50명은 무작위적으로 뽑은 보통 사람들이다. 말이 보통사람이지 50명의 시종들 사람들과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나의 기억까지 함께 있는, 나와 같은 복제인간이 또 다른 행성에 살고 있다. 평행우주의 다른 세계애 존재하듯이, 지구의 나는 시인의 꿈을 잃고 인공지능에 데이터나 제공하는 공장에서 일하는데, 2행성의 나의 복제인간은 시인되어 시집을 출간한다. 시인이 된 주인공의 복제인간은 초록달을 보며 원본이 꿈꾸던 삶을 살며 시를 쓴다. 달을 보며 혹시 제2지구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나와 쌍둥이 같은 복제인간이 내려다 보고 있지 않을까 ? 혹은 내가 있는 곳이 혹시 제2지구는 아닐까 ? 코로나, 기후위기 등 오염된 땅이니 이곳이 지구이고 제2지구는 저달 넘어 우주 어딘가 초록의 달이 있는 제2지구일까 ?.... 상상의 별들이 하나둘 달빛에 취해 사라진다.

 

오늘 아침 러닝 ? 새벽러닝이다. 재난 문자가 지난 밤내내 도착하고, 태풍대비 문자까지, 정신이 없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그런 와중에 태풍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3단계와 같은 생활을 하게 할 만큼 강력한 위력의 태풍이라고 겁을 주고 있다. 아침 6시반만 지나도 태양과 함께 달려야 한다. 마라톤 동호회 사람들은 4시반부터 천변을 달리는 것 같다. 나는 520분에 달리기 시작했데는 벌써 반환점을 돌고 이제 달리기를 시작한 나를 가볍게 지나간다. 숙련된 러너들은 달리는 모습만 봐도 언제부터 달리기를 했는지 얼마나 잘 달리는지 안다고 한다. 헉헉 무겁게 달리는 나를 안쓰럽게 쳐다보며 웃으며 화이팅을 외쳐주고가는 빨간바지러너. 비숙련된 러너인 내가 봐도 빨간바지언니러너는 잘달릴 것 같다. 헉헉 드뎌 반환점이다.

 

2지구에 있는 나의 복제인간은 나와 같이 달리기를 하고 있을 까? 소설속 같다면 나보다 더 잘 달리겠지. 하늘을 올려다본다. 태양이 외친다. 달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