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reading /소설읽는 밤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

지산22 2020. 4. 17. 14:56



20200408 아침 솔바람 수요조찬 북클럽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 (일의 기쁨과 슬픔(2019/창비) 중에서

 

2-30대 여성들의 일의 기쁨과 슬픔

이 작고 평범한 개인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복잡한 그물망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 ?

 

주인공은 판교의 IT기업에서 사실상 막내로 근무하고 있다. 사장은 주인공에게 회사에서 운영 중인 중고 거래 어플(우동마켓)에 글을 도배하다시피 하는 거북이알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객을 가장해 직접 만남을 가지라고 한다. 주인공은 거북이 알을 만나고 우동마켓의 사용에 대한 그녀의 기막힌 사연을 듣게 된다. 대기업 카드회사 공연기획팀 소속이던 거북이알은 유명 뮤지션의 내한 공연을 성사시키고 특진을 약속받았으나 공연 소식을 개인 SNS에 가장 먼저 올리지 못해 회장의 심술과 갑질로 월급을 카드 포인트로 대신받게 되었다. 거북이알은 처음의 굴욕과 절망에 굴하지 않고 자본주의 시스템을 영리하게 활용해 나름대로 생활을 잘 꾸려나가는 중이다. 거북이알과의 만남 후 주인공은 자신의 회사에서의 일과 사람들간의 관계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자신만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준비, 성실히 노력한다. 자신을 짓누르는 일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압박 속에서도 조성진 리사이틀과 홍콩행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면서 다시 기운을 되찾는 주인공. 자신만의 행복과 삶의 활력, (워라벨)균형을 경쾌하고 발랄하게 찾아간다.

 

아침솔바람님은 책속의 2,30대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3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1. 두주인공을 통해 본 그녀들의 삶에 대하여

2. 보통의 2,30대 여성들과 나의 삶(차이를 중심으로)

3. 현재 자신의 일, 사랑, 여가에 대하여

 

1. 2-30대 그녀들의 삶에 대하여

: 일에서의 기쁨보다는 그 일로 인해 얻어진 소득으로 여행/콘서트 등을 통해서 기쁨을 느끼는 삶(일은 철저하게 생계수단이죠) 일 자체의 의미와 기쁨은 사라지는 슬픈 현실, 또 거북이알의 사례를 보면서 놀라웠다. 회장이 그렇게 갑질을 할 때 다시 조정을 요청하거나 이런 방식이 아니라, 거북이알보다 더 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체제)순응이 익숙해져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 발랄하고 경쾌하고 좋은데 저는 그렇게는 못있을 것 갔은데, 생존의 방식일수도 있구나 하면서도 포인트로 준다고 할 때 왜 그렇게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나 ? 다시 조정, 요청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직장이라는 곳이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월급을 통한 노예, 회장의 갑질에 드러난 이중성, 인스터그램의 평등한 문화가 아니라 일상을 공유하면서 너희와 같다는 것을 젊은 세대를 따라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가지고 맘대로 갑질을 한다. 정보화사회와 기술이 윗사람들의 평등함을 가시하는 수준으로만 전락한 것이 아닌가 ?

 

: 보통의 직장인들-자본주의 사회의 2-30대 여성들의 생활, 생존의 방식

저는 회사라는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책속에선 보통의 2,30대 여성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주인공이 일하는 비교적 자유로운 소규모 IT기업이나 거북이알이 일하는 대기업)-자본주의에서는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그것에 대한 댓가를 받아 삶을 영위하고 생존을 하고 그 안에서는 계산적/교환의 논리가 너무 익숙한 것(노동력을 판 것이지, 자신를 판것인 아닌데). 부당하지만 회장이나 상사의 갑질마저도 받아들이고 감내한다. 더한 갑질도 있으므로 체념하면서 점점 익숙해진다.

 

그들의 논리나 행동에 의문을 갖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이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안 해야해요. 그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머리가 이상해져요

 

매일매일 살아가기 위해서는(절망과 체념에 잠식당하지 않고 생존의 에너지를 얻기위해) 그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여가나 사랑이나 자신의 생존을 위한 작은 것이라도 뭔가 보상이 되는 것에 계속 매달리고 그것으로 갑질을 해소하고.... 해소되나 ?... 현실 자체를 유지하고 살아가기위해서 나온 생존전략이자 삶을 대응전략...경쾌하고 발랄하지만 읽고나면 슬프다.

너는 대표니까 그래... 그냥 그런 것(부당한 것)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이구나. 갑질문화를 받아들이고 익숙하구나...결국은 그것이 갑질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 일상을 유지하고 기쁨을 만들고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세대, 그러면서도 긍정성뒤에는 일상에서의 절망과 좌절에 체념에 익숙하고, 구조나 체체는 변하지 않고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삶의 작은 변화밖에 없지 않나 ? 이것은 소확행의 행복으로 위로하고 구조(부당함, 불평등)자체를 견디는 것, 버티는 것.....악순환이 계속된다.

 

: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한데, 현재 2,30대 이해와 차이를 고민하게 되었다.

돈 좋으니까 돈 값을 해라. 폭력적인 말이라 생각하는데 그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과 인턴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야하는 불평등, 불확실한 사회에서 정규직이라는 것이 삶의 목표, 그 안정감을 성취하기 위해 현재의 부당함을 감내하며 당연한 일상이 지속되는 것 같다. 정규직이 되기도 어렵고, 정규직이 되어도 그곳이 벗어나기는 더 더욱 어렵고...

 

: 한번 사는 인생. YOLO(You only Live once). 예전에는 내가 지금은 힘들지만 나아지리라 하면서 기대를 있었지만 지금은 가능성도 없고 현재가 고착화되거나 더 절망하거나 하는 현실의 영향이지 않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신분은 뛰어넘기가 어렵다. 좌절감이 일상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이거 하나-여행가고 좋아하는 것 하면서 보상을 주는, 만족하는 삶이 대응, 생존전략.

 

2. 그녀들의 삶과 나의 삶(차이)

 

: 일의 의미를 별로 두지 않는 점... 돈버는 것이 우선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떻게 잘살 것인가 ? 어떻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인가 ?를 중요하다고 당연하다고 시대가 그렇게 길러 준 것이 다른 점. 개인보다는 함께 - 시대의 선물.

 

: 두 주인공처럼 견딜 수 있었을까 ? 고통과 부당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갈 것 같은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객(이윤)의 말을 문제가 되고, 해결이 되지만 고용된 사람으로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으면 부당함에 제기,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억압을 많이 당해보면 코끼리예처럼 코끼리가 어릴 때부터 끌려와 기둥에 묶여 길들여져, 커서도 기둥을 뽑을 수 있는데도 못 뽑고 있는 것처럼 자신에게 힘이 있는데도 억압을 당해 자신의 힘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여성들이나 약자들도 억압에 순응하게 되고, 순응과 길들여지면 화나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출구가 없는 경우 희생양을 찾기도 한다.

 

: 그녀들의 삶과 나의 가장 큰 차이는 욕망과 소비, 그에 따른 감각과 감수성. 욕망은 개인마다 다르고 자신이 살아온 것과 사회에서 살아오면서 사회화된 욕망, 욕망하도록 사회화 시킨 것이 있는데, 지금은 이 젊은 세대들이 욕망하는 삶이 일과 사랑, 여가의 워라벨 생존하기 위해서... 이렇게 개인화된 욕망과 워라벨, 이것을 소비로 풀어가고 충족하는 과정이나 경험이 진짜 다르구나. 개인의 욕망이 뚜렷하고, 욕망을 풀어내는 것이 철저하게 개인화되어 사람들과 뭔가를 함께하기 보다는 소비로 만족하는 것에 익숙하고, 욕망을 풀어내는 방식이 진짜 다르구나. 욕망의 (소확행) 소비가 매일매일 그 사람의 활력과 에너지, 생명력이 되는 것이 소확행이 소비자본주의에 전략이고 (변합없는 현재의 지속이라)잔인하고 씁쓸하다. 의미있는 (개인의) 삶을 위해 함께 하고픈 사람들과 무엇이 있다면 지금의 만족/행복을 미뤄둔다에 익숙한 경험이 있고, 그 공동체, 거대서사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도 힘이 되었고 행복감을 주고 든든했다. 삶의 장과 경험이 많이 다르고 낯선 존재라는 것. 소비를 하는 것과 소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 삶을 풀어내는 것, 그 감각과 서사(굴욕감과 모멸감의 응전과 반전의 힘) 젊은 세대의 감각, 감수성과 재치, 특히 언어의 경쾌함은 따라갈 수 가 없다. 이것이 생존의 방식이자 투쟁방식이 아닌지 ? 구호를 외치는 투쟁이 아니라 언어로 이루어지는 깨발랄한 발상의 투쟁, 첨예한 자본주의적 절망의 삶을 언어로 승화시킨 것이 아닌지 ..... 그런데 ..... 나중에 그 언어를 왜 썼는지 잊어버리고 감각만 남지 않을까?하는 우려...

 

: 두주인공의 삶이 많은 부분 나와 공감이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돈보다 의미와 가치의 장에서 일해왔지만, 함께 나누면서 불편한 지점은 우리는(선배들, 윗세대들이) 연대할 수 있었고, 의미화를 돈보다 중시할 수 있었고 그렇게 행운의 시대에 살았는데 너희는 그렇지 않아서 이해가 되지 않고 안쓰럽다그렇게 말하는 것이 선긋기 같았다. 지금의 이 시대를 만든 것은 본인들인데 이것을 그 자식을 길러내거나 그 사회구성원으로서 모두의 참여가 있는데 마치 나는 동떨어진데 있는데 선을 긋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연대나 공동체 그런 말들에서 많이 느낀다. 두주인공이 부당함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의 용기없음이 아니라 사실은 그 구조안에서 힘이 없다는 것이죠. 저는 이 소설보면서 굉장히 미화되었다고 느꼈다(갑질의 미화). 이렇게 좋은 직장있으면 나도 가고싶다. 생각했고 차라리 저는 사회적경제나 비영리조직, 사회복지, 여성인권ngo에서 일을 해서 사기업을 다닌적이 없었는데 책속에 소개된 사기업이라면 괜찮겠는데 홍콩행 비행기표도 끊을 수 있구...콘서트보러가고 아예 돈만 생각하면서 사는 게 마음편할 수 있다. 어차피 의미를 추구하는 삶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되게 힘빠지고 의미를 추구하는 것도 어려운 삶이거든요. 그럼에도 마치 구조는 수직적이고 직원은 발언권이 없고 의미와 돈을 찾는 것이 분리된 것이 낫지않나. 의미를 찾는 영역은 돈과 의미를 둘 다 추구해야하고 자본주의영향에서 벗어나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부장적, 수직적인 권력과 위계에서 벗어나 있지도 않고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돈만 버는 사기업은 이런 잇점이 있구나. 생각을 했고. 실제 현실에선 이 거북이알의 갑질 회장님은 그런 사람들은 훨씬 더 이상하고 많다(그런 사람들이 미화되었다). 그런데 거북이알이 그만둘 수도 없잖아요. 선택이 여지도 없이 그안에서 갇혀있는 거예요. 자기 살길을 마련해야 하고 똑똑한 사람이다. 빨리 정신을 차리고 잘한 것이다. 주인공이 둘다 비슷하고 영리하고 그나마 이안에서 뭘 취하고 버려야 하는지 덜 아프고 좀 수월하게 살아갈 수 있어 둘이 말도 잘 통하고...

사기업의 갑질하는 회장님이 등장하지만, 한편 연대,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장에서는 조직이라는 이름으로 자기안위밖에 모르는 리더들을 많이 보았다. 여성주의조직에서 페미니스트 리더들이 없지 않나 ? 페미니스트적이지 않기도......

 

: 각자의 경험의 장과 구조와 조직에서의 살아온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연대,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는 페미니스트의 내용과 모습이 다를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구조에 균열을 내어 끼어들어 기존의 구조에 여성의 자리와 장을 만드는 것, 시스템과 제도안에서 싸우는 페미니스트은 그녀들의 생존자체가 페미니즘을 실현하는 삶이었을 수도 있다. 여성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고 끼어들어 여성리더쉽으로 생존하는 것, 사회전반적으로 여성리더쉽과 대표성이 최소한 30%(임계수치)에 도달하기까지 양적, 질적 페미니스트들의 생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존하는 동안 남성권력과 가부장제문화에 오염되었을 것이다. 한편으론 오염된 것이기 때문에 남성권력과 구조에 끼워들 수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살아남았을 것이다). 끼워들어 (여성을 위한 몫을 만들고)새판을 짤 수 있도록 기존의 구조와 제도에는 협력/ 타협을 할 수 있어야하며, 영향력과 권력을 키워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장을 확보해 주어여야 하지않을까 ? 우리에게는 더 많은 페미니스트가 필요하다.

 

3. 무엇으로 삶의 밸런스를 채우나 ? 일 사랑 여가

한국형 칙릿소설-젊은 여성들에게 일과 사랑, 여가를 보여주는 소설. 각자의 일과 사랑 여가를 나누며....

 

: 사랑은 제 딸이죠, 일은 저에게 요즘 김이 빠진 느낌, 의미상실, 여가는 제가 하고 싶은 어떤 것을 하는 것- 바느질인데 코로나 때문에 여가가 더 많이 생겼는데, 그래서 내가 그동안 못했던 것을 도전하면 여가를 만드는 것이고, 삶을 좀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여가를 만드는 삶

 

: 일은 제가 가을에 일이 많았어요, 새로운 일을 찾고 스스로 공부하기, 새로운 지원사업에 도전하기. 사랑은 항상 삐끄덕 거리고(남편), 저에게 특별한 여가는 없고 집에 쉽다. 그래서 코로나이후 환경의 변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 코로나 전후의 영향은 별로 없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전주는 확진자가 많지 않아 마음이 편했고 직장에 다니고 당장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일을 그만 두면 알바나 일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생계비

 

: 남자와의 사랑을 한지는 한참되었고 제 주변에 자매들과 동지들 동료들 친구들 요즘 퇴사를 앞두고 외로울 것 같은 상황인데 곁에 같이 있어주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느낀다. 내가 귀한 사람이구나. 다른사람에게 나누는 것도 배우는 것 같다. 여가는.....텔레비젼보는 것, 현실에 벗어나게 하는 것.

 

: 일 사랑 여가를 구분해서 살아본 적이 낯설다. 3가지를 일치하면서, 일치하려고 살아오고 살고자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 사회에 적응해서 살기가 어려웠다. 부적응자-반사회적, 이상주의자, 항상 이상향이 아나키스트? 자연주의자.....

지금은 일 사랑 여가 3가지를 일치하는 것이 책으로, 사랑은 뭔가를 사람들과 하고 싶은데 요즘 제가 50대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 같다. 사람들은 이것을 갱년기라고... 아마 사랑은 혼자있는 것이 풍요롭고 더 좋고 감사하게 느꼈음 좋겠다. ‘따뜻한 외로움’,‘다정한 외로움이 있을 수 있을까 ? 그렇다 보니 사랑이 꼭 인간하고만 해야 하나 ?

요즘 마치 코로나이후 삶이 다 여가가 되어버렸다. AI가 다 해 주는 삶을 꿈꾸고...삶 자체가 여가여야 하지 않나 ?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