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지나 dreaming/음미하기

그가 값진 언어를 먹고 마시더니 (에밀리 디킨슨 8)

지산22 2022. 1. 26. 12:46

그가 값진 언어를 먹고 마시더니

 

에밀리 디킨슨(1830∼1886)

 

그가 값진 언어를 -

먹고

마시더니

정신이

튼튼해졌다 -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 정도만

기껏해야 알고 있었고

자신의 액자는

먼지에

불가하다는 것도 -

우중중한

날에

춤을 췄고

날개가 준

이 유산은

오직 책 한 권 -

느긋한 정신이

가져다 준

이런 자유 -

 

: 이런 자유, 좋다. 좋아한다.

에밀리의 집에는 커다란 서재가 있었는데, 그녀는 아버지의 서재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통해서 세계를 엿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점점 은둔자가 되어 외부세계와 외부현실에 대한 관심을 잃어 간다. 24세가 될 무렵에는 가족들에게 집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곤 했단다. 일평생 정신의 여행만으로도 충분히 자유로웠을 시인. 1800여편의 유산을 남긴 그녀로 인해 오늘 같은 우중충한 날에 춤을 추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난한 마음이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