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9
달리기와 존재하기 29 : 손톱달이 빛나는 푸른 새벽.
• 오늘 총 8.1k 2021년 달리기 124.18k
(2월 21일 비대면 6번하프대회-제18회동계마라톤 도전)
2월 8일 월 요가 1시간
2월 9일 화 8.1k
날씨 : 해뜨기전 추운날씨 -5℃ 아침 6:20-7:27
복장 : 우모조끼와 폴라폴리스 자켓, 집업티, 울레깅스, 모자, 장갑,
코스 : 삼천천변(삼천교-신평교-저수지-신평교-삼천교-집) 총10K 중
기록 : 8.1K (1:04:06 07'54''/ 05'57'')
자전거타기 1시간
주말 장거리 러닝으로 월요일 휴식과 요가를 했고, 오늘은 2달만에 아침러닝을 했다. 요즘 갱년기 발한 증상으로 새벽 2-3시경에 자주 잠을 깬다. 갑자기 오르는 열에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멍하게 있길 반복한다. 다시 잠 못드는 멍한새벽 지나간 기억, 세월을 되새김질하며 삶의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기도 하고 이런저런 걱정도 했다 후회도 하고 자책도 했다가 책을 펼친다. 황모과의 소설 ‘모멘트아케이드’ 사람들의 기억이 가공, 업로드되어 사고 팔수 있게 되는 SF소설처럼 내 기억 데이터들에 갇혀있다. 몸의 노화 갱년기 슬프고 뭔가 서러운 맛이 난다.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할 때, 슬플 때, 답답할 땐 달리기가 딱이다. 4시에 다시 잠을 청한다. 일어나면 무조건 달려야지. 코로나와 겨울한파로 새벽이나 아침러닝을 하지 못했는데, 든든하게 옷을 입고 나가자. 춥다. 춥지만 상쾌하다. 오늘은 회복러닝. 천천히 스트레칭을 하고 걷다가 달리기 시작한다. 몸이 데워지고 슬슬 옷우모조끼가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럽다. 달리기 딱 좋은 복장이란 갖추기가 어렵다. 늘 뭔가가 넘치거나 부족하다. 달리기 대회 나갈 때 마다 긴바지 입을까 ? 반바지입을까 ?고민처럼. 시작해서 3k정도 달릴 때가 몸이 제일 무겁다. 5K지나면 달리기에 적응하고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보고 몸도 가볍다. 고개들어 하늘을 보니 천변의 손톱달이 빛나는 푸른 새벽. 겨울하늘 동양화 한폭이다. 서정주 시인의 동천(冬天)이 생각나는 풍경이다. 시인찻집에 떠 있는 초승달이라니.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나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저물어가는 아름다운 초승달에 취해 달린다. 새벽이 아침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시간이다. 천변이 잠에서 슬슬 깨어나기 시작한다. 신평교를 지나니 모악산이 하나둘 밤의 장막을 걷어내고 두팔벌려 기지개를 뻗는다. 왠지 아침달리기는 망설임으로 시작하지만 달릴 때는 뿌듯하고 달린 후 더 충만하다. 아침이 주는 고요로 내면의 풍경이 더 깊어지고, 기운을 얻는다고 할까? 다가 올 오늘 하루가 미리 펼쳐진다. 반환점을 돌아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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