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존재하기/달리기와 존재하기

달리기와 존재하기 26 :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

지산22 2021. 2. 1. 23:56

20210201

달리기와 존재하기 26 :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

 

오늘 총11.03k 2021년 달리기 81.81k (221일 비대면 6번하프대회도전)

21일 월 요가 1시간

21일 월 날씨 : 비온뒤 흐림 다소바람 812-130

복장 : 바람막이와 집업티, 러닝레깅스, 모자, 선글라스,

코스 : 삼천천변(삼천교-신평교-원당교-신평교-삼천교-) 13K

기록 : 11.03K (1:24:41 07'40''/ 05'53'')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갱년기의 증상 중 하나로 불면증과 더불어 새벽에 잠을 깨는 경우가 왕왕있다. 시시 때때로 오는 발한증상에도 잠을 설치게 되고, 서글픈 노화의 노역. 그럼에도 지금 이순간이 제일 젊을 때라는 생의 진실이 곤궁스레 초라하다. 베개에 누우면 2초만에 잠이 들던 내가 겨울비에 뒤척거린다. 빗속에 달아나버린 잠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이케 필러와 발레리오 비달리의 100 인생그림책을 머리맡에 두고 있다. 0세에서 100세까지 100장면으로 인생의 맛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 49

한번도 깨지 않고 잔다는게 얼마나 호사를 누리는 일인지도 배울 거야

 

그동안 나는 잠으로 얼마나 많은 호사를 누리고 살아왔었는지,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이 누리지 못하게 되는 일상이 될 때, 떠나간 뒤에 뒤늦게 깨닫게 되는 진리. 소중한 것은 지나간 뒤에 알게 된다. 충분한 휴식과 잠이 운동에는 중요한데, 달리기에서는 휴식도 중요한 훈련의 일환이다.

 

비온뒤 낼부터 다시 한파가 시작된다는 날씨예보에 아침요가로 몸을 풀고, 천변으로 달려나갔다. 비갠뒤 바람과 함께 황사가 심하다. 모악산은 아예 보이지도 않고 바로 앞 천변의 삼천산도 황사먼지로 흐릿하다. 삼천교를 지나 슬슬 속도를 올리자. 왼쪽 종아리 근육이 당긴다. 근육에 쥐가 날까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 비가 개인 천변하늘을 날으는 새들이 분주하다. 천변 들녘의 한가로움 속에 달린다. 이번 추위가 지나면 곧 봄이 오겠구나, 텅빈 들녘에 채워질 봄이 그립다.

 

원당교 가까이 벌써 절반이 지났습니다. 힘내세요. 핸드폰이 알려준다. 보통 삼성헬스 앱을 사용하여 러닝 기록과 레이스훈련을 하는데 구간별 평균속도와 거리를 알려주고 응원도 해 준다. 앱과 음악을 들으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 슬슬 평균 페이스 속도를 올려야 하는데 몸이 무겁다. 6분대로 진입을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평균속도가 7분대에 머무르고 있다. 훈련량을 늘리거나 체중감량을 해야 할 듯한데, 식이조절이 어렵다. 달리기전 2시간 전부터 음식섭취가 불가하고, 달린 후에는 공복감이 심해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 오늘도 달린 후 점심으로 바나나한개, 토마토1, 고구마 작은 것 3, 치아바타 빵 한 개, 치즈 1조각, 커피 1잔을 먹었다.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데....쉽지가 않네. 달리기에는 탄수화물이 중요하다. 몸에 탄수화물(글리코겐)을 적당히 축적해야 달릴 때 에너지로 쓸 수 있는데, 달리기전에 가볍게 바나나를 먹고, 달린 후에 탄수화물을 조금 줄여야 겠다.

 

과욕은 부상을 부르는데... 욕심은 금물, 성급히 훈련양을 늘리기 보다는 2월까지는 꾸준히 달린 후, 3월부터는 체계적인 훈련계획을 세워 4월 풀 마라톤을 준비해야겠다.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축하합니다오늘 달리기 끝.

 

달리기는 언제나 사람을 겸허하게 만들고, 달리기가 힘들어 질 때도 달리기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무언가가 필요하게 된다.”

- 빌 로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