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존재하기/달리기와 존재하기

달리기와 존재하기 24 : 달리는 오늘을 감사와 내일의 축복을

지산22 2021. 1. 27. 23:33

20210127

 

달리기와 존재하기 24 : 달리는 오늘을 감사와 내일의 축복을

 

오늘 총10.73k 2021 년 달리기 59.99k (26번하프대회도전, 4월 풀 마라톤 도전)

127일 수요일 날씨 : 햇빛 좋은나 찬바람불고 512-2

복장 : 겹 바람막이와 집업티, 러닝레깅스, 장갑, 선글라스,

코스 : 삼천천변(삼천교-신평교-원당교-신평교-삼천교-) 15K

기록 : 10.73K (1:20' 07'52''/ 06'09'')

 

오늘부터 26번째 하프도전을 맘먹고, 3회 러닝훈련을 계획했다. 코로나로 느슨해진 의지가 뱃살이 되어 돌아왔다. 당분간 맥주는 금지! - 슬프다. 3회 훈련할 경우 나에게 주는 선물로다 한캔은 허락할 까? 소심한 고민과 유혹에 느슨해진 의지에 나약함까지 덤으로....이런이런....

 

훈련 첫날부터 날이 다시 추워지기 시작한다. 지난주 봄날같은 날은 사라지고 찬바람이 쌩생분다. 머피에 법칙이다. 꼭 뭐 좀 하려고 하면 그날이 장날이다. 오후부터 추워진다고 하니, 12시에 나가야 겠다. 머피의 법칙은 미국 공군 대위 에드워드 머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949년 머피 대위는 조종사들이 받는 중력에 대해 하나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실험은 계속 실패하였고, 실패의 원인은 실험에 사용된 부품의 배선이 잘못된 사소한 실수로 밝혀졌다고한다. 부품을 설계한 머피 대위는 어떤 일을 하는 데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이 있고, 그 중 하나가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다면 누군가는 꼭 그 방법을 쓴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뒤 일의 결과가 잘못될 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반복되는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되면서 일반화 되었다고한다. 머피의 법칙으로 겨울바람이 차다. 좀 두꺼운 바람막이와 집업티, 장갑까지 챙겨들고 나간다. 다리근육이 경직되지 않도록,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천천히 걷고 몸에서 열이 나길, 달리기 엔진이 가동하길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찬바람이 제법 거세게불어온다. 그러나 다행이 정오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을 등지고 달리니 걱정했던 것보다 좋다. 역시 걱정과 두려움은 직면하면 그 뿐이구나. 매번 순간순간 반복하며 뒤늦게 깨닫는 어리석은 인간이다.

 

달리기의 장점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뭔가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다. 달리는 자체가 집중력을 키워주고, 경주와 도전의 목표를 세우면 더 강한 집중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달리기는 차분이 나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내면과 주변을 보게 한다.

 

달리기에서 내가 좋아하는 점은....몸의 움직임을 통해 정신적 공간이 활짝 열리고, 공간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몸이 인식의 매개체로 변한다는 점이다

- 커트리나 멘지스 파이크의 그녀가 달리는 완벽한 방법중에서

 

달리다보면 속시끄러운 내면의 퍼즐이 저절로 맞춰지기도 하고 고요하게 나를 둘러싼 풍경을 마주하게 한다. 천변의 바람이 겨울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갈대는 흔들리며 함께 달리고 있고, 햇살에 반사된 천변의 파문은 물위에 반짝이는 레이스를 비추고 있다. 차가운 공기도 겨울을 그리는 붓이 되어 바람을 타고 나를 등에 지고 모악산까지 내달린다. 겨울이 주는 차가운 상쾌함이 좋다. 달리기의 목표를 세우면 그 경주-레이스 결승점을 상상하게 된다. 훈련의 하루하루가 마지막 결승점을 만들고 결승점을 통과하는 미래의 나를 달리게 한다. 4월 벚꽃아래 결승점을 통과하는 내가 있다.

 

신평교를 지날때는 꼭 모악산을 바라보며 산력을 다해 축복의 기도를 한다. 달리는 오늘을 감사와 내일의 축복을 담는다. 러너의 몸으로 돌아오라 !

 

6K 지점 원당교 반환점을 돌아서니 겨울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달리게 된다. 바람과 싸우면 진다. 바람과 사이좋게 함께 가야 하는데, 우선 보푹을 줄이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장갑과 머프와 모자를 잘 쓰고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 가볍게 달리는 러너가 나를 지나간다. 이럴땐 체격 좀 있는 러너를 바람막이 삼아 뒤에서 달리는 것이 좋은데 말이다. 가벼운 러너는 바람사이로 쌩하니 빠르게 달린다. 페이스메이커 삼아 달리려했는데, 어쩔 수 없이 음악을 도움이 삼아 노래에 나를 실어 달려보자.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 가 나온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알맞게 달리기 좋은 곡이다. 모악산의 응원을 받아 훈련의 첫날 10K 완주 완료.

 

내가 달리는 이유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러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