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존재하기
열오르는 증상과 열받게 하는....헐
달리다 보면 갱년기와 친구가 되어 함께 달리겠지
• 이번주 러닝 총 30k
화 7월 21일 10k 아침러닝
토 7월 25일 12k 나이트러닝
일 7월 26일 8k 나이트러닝
연일 장마로 (장마가 아닌 것같기도 하고, 기후변화로 늦은 장마와 물폭탄과 긴장마) 개운한 달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주는 달리는 3일 내 비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 어쩌다 비랑 친하게 지내고 있다. 뭔가 비가 나의 큰 약점(달리기)을 잡고 있어 그의 눈치를 보며 살살달래고 얼러서 비가 잠시 한눈판 사이에 천변에 뛰어나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외쳐지기 전까지 달린다. 그러나 어느새 비는 내곁에 와 있다. 친하고 싶지않은데 친한 척하며 달린 한 주 였다. 쏟아지는 거센비만 아니라면, 운동화만 젖지 않는다면 시원한 비바람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비에 젖어도 아무렇지 않게 새초롬한 작은 꽃들과 천변의 새들이 전하는 한가로운 여름 소식과 바람이 전하는 초록여유가 있는 아침 러닝, 간간 비사이로 달린 후 결승점에 올려다 본 여름 밤하늘 초승달이 부상처럼 주어지는 나이트 러닝, 뭐니 뭐니 해도 온몸의 불순물?과 열기를 식혀주는 빗물과 땀방울, 여름을 달린자만이 느끼는 정직한 충만함, 비라는 불량친구를 핑계삼아 달리지 못하면 후회가 밀려온다. 달리는 자만이 식힐 수 있는 열과 여름나기는 빗속에 달리기라고 할까?
열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나는 작년부터 갱년기 ‘열오르는 증상’이 시작되었다. 나이를 드는 과정은 원치않았던, 전혀 생각해 보지 않는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같기도 하고, 홀로 풀기 어려운 문제나 벽을 통과하거나 해결해야 하는 것같다. 모두가 나이들어가는 데도, 홀로 시간의 바다에 표류하는 느낌이다. 일단 갱년기라는 내몸이 배가 되어 혼자 노를 저어가는데, 그 노를 처음 사용해 낯설고, 한편으로 노가 성능이 떨어져 불편하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진퇴양난이다. 결국 나는 갱년기 열오르는 증상으로 내몸의 나이를 곁에 두게 되었다. 나이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싫지 않다고 그동안 입버릇처럼 말을 했왔으나, 몸이 나이드는 것을 ‘ 열 오르는 증상’이 깨닫게 해 주었다. 시도때도 없이 맥락없이 열이 오르고 땀이난다. 열이 많은 체질이지만 땀이 나지는 않았는데. 어이없게 작년 가을 쯤. 순간적으로 얼굴 즉 이마 끝과 머리가 만나는 지점에 순식간에 센서를 누르면 나오는 물처럼 땀이 맺히고, 등 한복판에 불덩이가 확 타오른다. 눈에 보이지 않으나, 불덩이가 화인을 남기듯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리고 3-5분이 지나면 식는다. 아무일도 없듯이.... 자다가 3-4번은 깨어 등판의 불덩이를 식힌다. 침대에서 자다가 거실로 와 등을 바닥에 닿게 하고 다시 침대로 가고 반복한다.
오죽하면 열오르는 증상의 맥락과 법칙을 찾기위해 한번은 싸울 듯이 시간까지 재보고 기록을 하기도 했다. 1시간 10분간격으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은 하루종일 반복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반나절만, 밤에만, 계절타나 ? 아니 계절과 무관하다. 내몸의 노화에는 맥락이 없다. 싸울 수도 없다. 적응하는 수밖에...
• 갱년기 40대 후반에서 50대 초에 시작된다. 여성은 생리의 양이 줄거나 서서히 폐경이 되면서 3-4년에 걸쳐 진행되는데, 열오르는 증상, 우울증, 기억장애, 불면증을 동반한다.
• 열이 오르는 이유는 신장이 노화되면서 얼굴이나 상체로 열이 오르게 되고 이로인해 두통이나 어께걸림 등을 유발하는 것인데 갱년기 질환은 열에서부터 시작된다.
뇌에서 보내는 여성호르몬의 생성신호가 자율신경계의 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체온조절 중추기능을 마비시켜 무너지게 되는 것 때문에 열이 오르게 된다. 문제는 상체는 뜨겁고 아래는 차가워지는 증상이 반복되면 안면홍조와 같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1-10년이 가기도 한다.
헐..... 헉..... 갱년기에 대해 알아갈수록 ‘무너지는 몸’이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갱년기는 몸이 무너지는 것에 저항하는 것인가 ? 사진찍기를 싫어하는 나에게 지인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지금이 제일 젊고 좋을 때라고 사진찍을 때가 제일 젊다고.... 그나마 사진찍을 때처럼 지금의 몸이 젊고 좋은 때인것인가 ? 갱년기 몸에 적응하기도, 받아들이며 긍정하기도 쉽지않다. 나이드는 것은 정신의 진보, 완숙과 성숙의 과정, 시간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것 등등 으로 외쳤던 나에게 지난 1년 열오르는 증상 갱년기의 시작은 그동안의 나의 자만과 오만을 알게 하는 시작이었다. 나의 육체의 나약함과 흐르는 세월, 자연과 시간의 위대한 힘에 항복, 백기투항하듯이 열오르는 증상-갱년기에 졌다.
• 갱년기 증상완화는 호르몬 균형이 무너져서 생각는 열증상을 완화시키는 행동으로는
: ‘한숨쉬기’이다. (근심과 걱정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근심과 걱정을 없애는 한숨쉬기)
: 가슴을 여는 흉골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자주 이완시킨다.
: 열오르는 증상으로 잠을 잘 못자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며 피로한 증상이 반복되니 무기력과 우울증이 동반된다.
: 너무차가운 아이스커피나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오미자, 칡, 보리차, 옥수수수염차 등을 마신다.
: 통품이 잘되는 가벼운 옷을 입는다.
: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체중증가, 뱃살, 힘들면 호르몬치료
자연스런 증상으로 받아들이고 운동을 꾸준히 하도록 한다. 단 개인마다 갱년기 증상은 완화가 되기도 하지만 60대가 지나서 나타낼 수도 있다.
뭐시라....60대까지에도 해결되지 않기도 한다고, 운이 좋으면 3-4년이고...
몸이라는 노화의 감옥(마음대로 하지 못하는)이 시작되는 것인가? 열오르는 것에 더해 열받게 하는 갱년기구나, 열오르는 증상을 받아들이고, 몸의 노화를 받아들이고 갱년기와 친구삼아 적응하는 것이 50대의 시작이구나 !
아 - 악! 달려야겠다. 달리다 보면 갱년기와 친구가 되어 함께 적응하겠지
한숨한번 쉬고, 스트레칭하고,
커피줄이고 ???
통풍잘되는 옷....어느 순간부터 고무줄에 개량한복 비스무레 한것만 입는다. 불편증은 뭐? 그냥 잠깐잠깐 낮에도 자는 것지 뭐, 한밤에 책읽는 것도 좋지... 적응하자.
스트레스...줄여야 하는데, 어쩌지 아! 열받게 하는 사회인데, 어제 신문기사가 생각난다. ‘천진난만함이 꼴도 보기 싫어(김소민/ 자유기고가)’ 내용인데, 부탄에 살때의 이야기였다. 독일인 남자와 저자가 레스토랑에 갔는데 주문한 음식을 먹고 있는데, 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독일 남자에게만 물었고 서비스를 해 주었다. 저자는 식당을 나오며 자신이 차별당한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이야기 했다. 독일 남자가 하는 말 “뭘 그렇게 복잡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해, 그냥 물어본 것 뿐인데” 이말에 저자는 “ 너는 천진난만하게 살 수 있어 좋겠다. 너는 항상 네가 누군지 생각하지 않아도 돼서 좋겠다” 특권은 편안함이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특권을 누리는게 느껴지지도 않아야 일상적 특권이다. 피부색, 성별, 가난 탓에 자기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매 순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자유다. 타인의 시선,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자기시선, 그 자기자신을 회의 하는 그 또 다른 자기시선, 이 모든 시선에 신경쓸 필요가 없는 거다.
남성중심가부장제 사회에 살다보면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부정적이고 복잡하다 못해 바늘과 칼날 같은 신경과 정신줄로 외줄타기 하듯 불안하고 답답, 불편, 갑갑한 일상 다반사다. 모든 것이 심기를 거스린다. 나도 스트레스 받지않고 불편러가 아니라 온유하고 평온하고 평화롭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여유있는 ‘사람’이고 싶다. 여성들의 몸에 대한 증상과 질병들의 대처는 왜 이렇게 원시적인가 ? 가끔 지금이 21세기인지 의심스럽다. 열받는 사회는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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