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9 수요sf페미회
코니윌리스의 ‘섹스 또는 배설-All my darling daughters'
첫사랑-Chance'
⌜세계여성소설걸작선 1⌟(멋진신세계 번역모임/1994/여성사)
코니윌리스 (1945 ⁓)미국의 SF 판타지 작가이자 교사로 일하며 작품을 기고하다 1982년 단편 ⌜화재감시원⌟으로 휴고상과 네뷸러 상을 동시에 수상. 인기있는 SF작가 중 한사람으로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 수상, 2009년 SF•판타지 명예의 전단에 올랐고, 2011년 28대 그랜드마스터에 선정되었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 SF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2020/ 돌베개) 중에서
■ ‘섹스 또는 배설-All my darling daughters'(1983)
디스토피아 미래는 ....
부계 혈통이 끊어지지 않고 영원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신탁을 설립, 돈을 적립하고. 자신의 정자로 아이를 만들고 변호사가 알아서 기숙학교를 보내고 돌봐준다. 신탁 아이들은 누가 아버지고 자식인지 모른다. 이렇게 태어난 주인공 태비(옥타비아)는 기숙사의 새로운 룸메이트 ‘메릴본의 눈물’행성의 지벳을 만나게 된다. 자유롭고 반항적인 태비는 학교의 규율과 선생들에게 저항하며, 벌칙을 받는 생활이 일상이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어느 날, 브라운이 데려온 동물 -테셀을 보게된다. 불쌍한 동물 테셀 앤은 브라운이 딸이라 부르는 현대판 섹스돌이다. 알고 보니 테셀은 단순히 섹스용 동물이 아니다. 테셀은 훨씬 더 사악한 것이다. 마치 강간당하는 어린아이, 어린딸같은....태비의 룸메이트 지벳은 테셀을 브라운에게서 훔쳐 크리스마스에 온 여동생 헨라와 함께 아버지와 여동생이 있는 집으로 보낸다.
온오프라인 세계를 넘나들며 섹스돌, 디지털 성범죄가 판치는 현실, 여성이 상품이 되어 전시되고 매매되는 성착취공간,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테셀이 멀리 있지 않다. 여성의 몸이 결국 성기로만 존재하는 테셀이라니....끔찍했다.
“ 가름하니 작은 갈색 얼굴에 멍청해 보이는 눈, 거기다 조그만 분홍색 입, 놈의 갈색털은 거칠거칠해 보이고 몸은 축 늘어져 있었고 목에는 리본이 달려있었다.....이제보니 저항하고 싶어도 저항할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발에는 부드러운 분홍빛 패드가 있었지만 발톱은 없었다. 테셀에게는 이빨도 없었다. 그저 부드럽고 자그마한 장미 봉오리 같은 입이 있을 뿐. 입은 반대편에 달린 구멍의 사분의 일 정도의 크기였다. 페로폰으로 생물공학적인 처리를 받은 동물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어쩌면 테셀의 매력은 조금도 저항 할 수 없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테셀이 비명을 질렀다.....끔찍하고, 참을 수 없이 슬픈소리, 모든 희망을 상실하여 어쩔 줄 몰라하는 소리, 강간당하는 여인이 지를 법한 비명이었다. 아니, 아니다. 그 정도가 아니었다. 어린아이가 강간당할 때 지를 법한 비명이었다. 나는 평생 그렇게 처절한 비명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저항할 수 없는 어린아이의 비명소리는 그 따위 화확물질보다 훨씬 자극적이리라. 아니면 공포도 일종의 화학물질일까? ”
행간행간 여백에 악몽이 짙어진다. 엄마가 사라진 세계.
지벳은 과거 테셀이었다. 그리고 현재 테셀인 여동생, 테셀이 될 미래의 여동생들 아버지들이 만든 끔찍한 디스토피아다. 테셀을 훔쳐 모두 구출해야만 했다. 디스토피아 너머 희망을 일구는 오늘을 위해 진심으로 아버지들의 세계에 저항하고 파괴해야......
■ Chance(1985)
모교로 이사 온 엘리자베스, 그녀는 그녀의 남편 폴과 17년된 부부이다. 폴은 그녀의 모교에 학장보로 일을 하게 되었고 그녀는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모교를 방문한 엘리자베스는 동창들의 소식을 듣고 학교다닐 때의 기숙사, 친구 팁, 그리고 터퍼에 관한 추억에 젖어든다. 구직신청서를 작성하러 간 날 다리를 다치고 젊은 날의 팁과 자신, 터퍼를 만나게 되는데.... 어긋난 인연과 오해를 떠올리며....자살한 터퍼의 소식을 듣는다. 자신의 대학시절을 떠올리며 어긋난 인연과 시간이 흘러 삶의 자리를 되새김질한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편 폴은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정신과 의사와 그녀의 진료시간을 약속한다.
엘리자베스를 생각하며 필리스의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책이 생각이 났다. 정신과 병동에서 오랬동안 일했던 채슬러는 정신질환여성들 통해 오랫동안 여성들이 가부장제 희생양이었음을 고발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여성이 정신이상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녀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여성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녀들은 정말 미쳤는가 ?
과연 누구의 입장에서 볼 때 미쳤는가 ? 만약 미쳤다면 왜 미쳤는가 ? 누구의 입장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는가(진단/판단하는 권력자는 누구인가) ?
그들에 대한 정신과적인 치료는 어떻게 행해졌는가 ?
대다수는 미친게 아니라 불행했던 여성들이며 여성들의 고정된 성역할을 거부함으로써 가족들로부터 격리된 여성들이었다. 또한 남성과 여성에게 적용하는 정신과적인 질환을 진단하는 잣대가 성별에 따라 이중적임을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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