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reading /소설읽는 밤

sf 6 : 임성순 '우로보로스 '

지산22 2020. 2. 2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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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6 : 임성순 - 우로보로스 (2018/민음사, 273)

 

책의 4분의 1- 69쪽까지 나의 지능을 의심하며 읽었다. 이해력이 딸려 무뇌가 아닌가 ? 하고 문목하의 유령해마를 접할 때처럼 도저히 스마트한 나의 핸드폰을 따라갈 수 없는 현실처럼 말이다. 인공지능을 넘어선 인공지능이 문목하의 해마라면, 임성순의 우로보로스는 강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의 뇌를 컴퓨터로 에뮬레이트하여 인공두뇌를 만드는 것.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가진 안드로이드에게 인간이 모든 것을 맡기고 인간은 자신의 육체를 벗어나 불멸의 존재가 되어 가상현실의 이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미래의 현실은 또다른 지옥 디스토피아....

 

* 강인공지능이란 ?

오늘날에 존재하는 인공지능들은 특정 기능을 위해 특화되어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어떤 상황에서도 지적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용 일반 인공지능, 더 나아가서는 인공 의식까지 가능할지 모른다. 이런 인공지능을 강인공지능이라 말한다.

 

왜 난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을까? 인간을 위한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 인공지능-과학기술의 발전과 미래사회의 변화는 ? 인간을 위한 과학기술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

 

SF란 상상력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는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과학을 서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Paul Alcon). 나에겐 우선 SF소설의 SCIENCE/ 과학적 지식과 기술에 대한 무지와 상상력의 부재로 인해 소설 초반은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인공지능이라는 과학과 기술의 발견이 인간의 사회, 철학,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 로버터 하인라히는 SF소설이 현재 사회의 양상 (인공지능, 계급사회와 불평등, 노동과 출산, 양육 등)이 미래까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미래의 한 지점에 어떤 특정한 요소를 끼워넣어 사회변화상을 추론해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소설 속의 한 장 Q&A 처럼 뭘 이해해야 질문을 하지, 열등생처럼 한숨쉬며 책장을 넘겼다. 그럼에도 독자의 무지로 인한 초반의 지루함과 난해함을 극복하면 인물 사건 배경이 빠르게 전개되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텅빈 뇌가 조금씩 작동한다.

 

책의 배경은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의 삶이 보편화된 미래의 이야기이다.

 

소설의 3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다국적 CEO 이사장, 그리고 이사장의 회사-사이버베네틱스 사업부 주임-에서 만든 강인공지능, 우주탄생실험책임팀장 과학자가 이야기를 전개한다. 9장으로 전개되며 ‘PROLOG’, ‘Q&A’는 인공지능언어에 대한 이해를 위한 과학적 지식에 대한 탐구 ? ‘아톰지도에 대한 고찰’, ‘스트럭쳐는 인공지능과 안드로이드, 가상현실, 인공자궁이 보편화된 삶과 사회상을 다루며, ‘ROLLBACK’함수’, ‘인터뷰는 인간을 탈 인간화시킬 방법을 연구 -강인공지능 개발, 탄생. 우주탄생실험 폭발과 실패, 탈출을 다루고 마지막 장 바다는 생존한 팀장이 강인공지능 주임을 만나 비밀 실험의 내막을 알게 되며 끝난다.

 

소설의 줄거리는

 

전체인구의 3분의 2는 노인이며, 인공지능이 인간을 추월하는 특이점의 사회, 사람들은 직업에서 내쫒아 가난으로 내모는 안드로이드와 인공지능. 쫒겨난 사람들은 이계인이나 연금충이 되었고 잉여인구가 전체 노동인구의 절반이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과학자(세금주민). 몇몇 중요한 기업가 등을 제외하곤 대다수의 인간들은 최저임금, 비정규직으로 로봇도 하지 않는 더럽고 힘들고 부가가치 없는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간다. 사회는 로봇세를 걷어 인간들에게 최소한의 노동수당과 기본수당을 제공한다. 인간들은 오로지 현실을 초월하는 가상의 감각들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받고자 최소한의 돈을 벌어 마인드헬멧을 쓰고 무중력의자에 앉아 아사직전까지 가상현실에 과몰입한다. 결국 국가에서는 11회 로그라웃을 법제화할 정도로 이계인으로 살아간다.

세계의 50%이상의 (감정없는)인공지능과 안드로이드를 생산하는 다국적기업 CEO 이사장은 지하 뱅커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두가지 실험을 준비한다. 첫 번째는 알레프 - 인공지능을 넘어서 인공지능, 즉 인간의 뇌를 넘어선 인공두뇌(강인공지능)를 개발하고. 두 번째는 개발된 강인공지능이 기획한 우주탄생실험을 하는 하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 이사장은 자신의 육체를 벗어나 불멸의 존재가 되기 위한 일종 과정으로 자신의 뇌를 인공두뇌로 옮기고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만들어 모든 것을 강인공지능에게 맡기는 것이다. 자신의 뇌를 에뮬레이팅, 의식까지 전뇌화함으로써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 자체가 되고 궁극적으로는 지구의 신으로 군림하려고 한다. 이에 강인공지능은 이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위험한 야심(강인공지능에 의한 대공항)을 막고, 인간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주탄생실험을 계획하고 실시한다. 그 우주탄생실험의 책임과학자 팀장은 인공자궁 첫출산세대(여성을 임신으로부터 해방-여성인권을 위한 최고의 발명품)로서 레즈비언엄마의 체세포에서 유전자를 추출, 임신, 인공자궁초기 성공케이스였다. 팀장은 인공자궁이 보편화되어 대부분 보육 안드로이드 손에 자란 머신차일드 첫세대이다. 그녀는 자신이 인공자궁에 안드로이드 환경에 의해 키워져 교감능력이 떨어져 감정이 메말려 있다고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결국 자신을 대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해 복제아를 출산(환경을 변화시켜) 자연출산, 직접 육아까지 하면서 아이와 자신을 실험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일을 병행하면서 직접육아와 돌봄을 하는 것은 어려웠다. 결국 보육 안드로이드를 대여하고 안드로이드와 아이의 상호작용을 보며, 자신과 유전자가 같지만 개별적인 존재 - 아이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로서의 깨닫는다. 다른시간에 다른 경험을 한 다른 존재라고 한사람 한사람이 느끼는 세상이란 전부 다른 우주같다고...

초기 우주를 재현하려는 실험-우주탄생은 강인공지능에 의해 폭발과 함께 중력의 역전 등 실패로 끝나고 유일한 생존자 팀장은 (16년이 지난) 시공간 왜곡으로 인한 (우주에서 잘려나가)유한한 닫힌공간 (특이점)에 갇히게 된다. 오로지 남은 딸과의 약속을 생각하며 탈출하여 생존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 공간을 벗어날 수 없고 하물며 나갈 수도 없다. 시간이 끝나는 우주의 마지막날까지 결코 딸을 만날 수도 없다. 오로지 가상현실에서만 예전의 삶을 다시 살 수 있을 뿐이다. 결국 그녀는 마인드셋을 장착하고 가상현실의 바다에서 딸과 재회하며 행복한 지옥을 맛보며 ....

 

모든 것은 수로 이루어졌다는 피타고라스의 말은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였던가 ?” 소설의 마지막 말은 모든 것을 숫자로 데이터화되어 인공지능, 인공두뇌를 만드는 공포를 대변하는 문장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수로 환원 가능하고, 그 수의 열이 무한하게 계속된다면 언젠가 같은 수는 다시 오기 마련이다”....책의 제목처럼 우로보로스’ “우리는 결국 돌아갈 것이고 또 다시 만날 것이다. 그것은 정보불변의 법칙이 적용되는 우주의 수학적인 약속이었다

 

인간의 뇌보다 뛰어난 인공지능 시대,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이란 무엇일까 ?

2020년 올해 초 신문에서 읽었던 G20 인공지능시대 인공지능원칙 5가지에 대한 메모가 생각났다.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HAI)은 인권, 복지, 투명성, 책임성 즉 윤리적으로 정렬된 설계, 자율지능시스템의 원칙,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책임관리인이 핵심내용이었다.

 

1. 인공지능은 포괄적 성장, 지속가능한 발전 그리고 복지를 지향하며

2.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3. 인공지능개발운영자는 인공지능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할 수 있고 그정보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4. 인공지능시스템은 어떤 조건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 견고함과 안전성을 갖추고

5. 인공지능 개발 운영자는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다국적 기업 이사장에게는 자본의 논리와 야심과 탐욕으로 1,2,3의 원칙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만의 견고함과 안전성을 갖추고자 지하뱅커 연구소 만들고 과학자를 고용해 사리사욕과 이윤을 추구한다. 소설 속 강인공지능은 인간이(이사장과 과학자들이 야심) 포기한 책임감을 인간보다 영리한 인공지능 스스로가 인류를 보호하기 하기 위해 이사장과 싸울 수 있는 우주탄생실험을 기획한다. 강인공시대가 초래할 대공항을 예견해 인간을 위해 20년전으로 기술발전을 지체시킨다. 비록 연구에 참여한 수백명이 죽더라도 세계를 구원할 수 있다면... ...구원되나 ? 과연 구원될까 ? 강인공지능이 만드는 미래 ? 그 인공지능을 만드는 인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인간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책임이란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