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5일
sf 3 : 김초엽의 '소망채집가 ' (2020/ 한겨레 신문)
2020년 소망들이 떠다닌다.
작은 마음의 씨앗이라도 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수요조찬북클럽 오늘이 첫모임
성평등전주에서 함께 하는 수요조찬북클럽(가칭) 오늘이 첫모임이다. 오전 8시-9시 월2회 간단한 빵과 과일을 먹으면서 여성작가들의 초단편을 읽고 나누는 자리. 2월의 작가는 93년생 젊은 작가 김초엽의 초단편‘소망채집기(2020년 1월 3일자 한겨레신문)’이다. 4명의 북클럽 모임원들이 각자 준비해 온 토스트와 커피, 한라봉으로 인사를 나누며 시작한다. 함께 한 마중님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이라니 조찬 북클럽 ! 이라니 ‘저녁으로 옮기자고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오늘따라 신호등마다 걸리면서 도착했다고 한다. 나름 조찬북클럽은 용감한 도전인 셈이다. 그 도전의 응답과 응원만큼이나 2층 창가에 아침햇살이 반갑고 환하다.
김초엽 작가의 ‘소망채집기’ 연초신문의 신년특집으로 실린 초단편이야기이다. 사람들의 소망데이터가 채집되는 공간(미래의 방-과거에서 바라본 2020년의 조각들-기대와 소망들)에 임의로 형성된 가상인격체(오브젝트)가 주인공이다. 이 미래의 방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실제 현실의 세계에서 허가를 받고 접속한 아바타가 되어 가상공간을 돌아다니며 채집된 소망들을 확인한다. 이런 건 진짜 다 맞췄네. 가상의 미래 인격체는 사람들이 각자 2020년 투영하는 기대를 실시간 반영하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외형이 변한다. 어느 날 그 미래의 방 설계자가 주인공을 데리러 온다. 이제 이 미래의 방을 오늘 시점에서 고정할 것이라고 실제 2020년 미래가 도래했고 방밖의 사람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즉 과거의 소망이 투영되던 상징적 미래가 이제 현실로 이루어졌고 너는 이제 소망이 아니라 실제로 도래할 미래의 상징이었어....
북클럽원들이 함께 나눈이야기는 ‘소망채집’ 제목과 발상에 대한 신선함, 202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기대되었던 의미 그리고 모임원들의 2020년 소망을 채집해보았다.
소망을 채집한다니!
소망을 채집한다니! 채집이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릴 때 곤충채집숙제를 해본 이후로 오랜만의 들어본 말이다. 소망을 채집한다니 신선하고 좋았다고 했다. 특히 2020년 이라는 숫자는 미래의 세계를 나타내는 배경에 많이 등장했다고 한다. 초등/국민학교 시절 우리가 어릴 때 2020년은 굉장히 멀⁓게, 내가 살지 않을꺼라 나와 무관한 공상과학책의 배경이었다. 길이 움직이고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기술이 발전되어 현실로 이렇게 드러나는구나. 백화점이나 공항 등 움직이는 도로, 작은 개인컴퓨터-핸드폰 등은 소설 속의 말처럼 이런 건 진짜 맞췄네했다. 그러나 당연히 될꺼라 생각되었던 날으는 자동차, 기차, 공간이동기술 등 과학기술발전이 생각보다 더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기술이 발전, 인간이 편리하게 산다고 과연 행복할까 ? 하고 말하는 모임원. 그녀는 미래가 정해져 있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미래의 소망이 아니라 두려움도 채집한다고 두려움들을 채집해서 아무것도 시도못하는 사람도 많다며 자신의 2020년 올해는 뭔가를 시작하는 해라고 조금씩 자신만의 경험을 채워가며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다고한다.
작은 마음의 씨앗이라도 품는 사람이 되었으면
어제 소망채집기를 읽고 눈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그런데 바로 왔다! 당신덕분에). 예전에 소원팔찌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팔고 다닌 경험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소원이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사람들이 다 소원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자기는 아무것도 소원이 없다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전 잘 생각해보라고 소원이 어떻게 없냐고 작은 거라도 있을 수 있지 않냐고 ? 했더니 자기는 이제 인생에서 뭔가를 바라는 게 없다는 거예요. 그분이 40대였는데 이제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요새 제가 뭔가 바라는 것 없이 살고 있는 것 같다고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 눈이 왔으면 좋겠다고 작은 마음에 씨앗이라도 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
소망이 만들어 낸 현실, 우리들의 소망을 채집하며
소설의 말미에 가면 미래를 꿈꾼 사람 소망을 실제로 만난 사람은 미래를 갖는다. 많은사람들의 소망이 보여지고 채집되어진다면 누구나 다, 우리들 옆 사람의 소망이 둥둥 떠다니면 괜찮은 사회 일 것 같다. 2020년 우리의 소망도 채집해 날아다니도록 하면 어떨까 ?
소설을 읽고 주변 지인들의 소망들을 채집해 보았어요.
한 친구는 2020년 소망이 자신만의 루틴(생활), 일상을 위해 월1회 영화를 보고 한권의 책을 읽는 문화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에게는 이것도 소망인가 의아했는데 영화과 책은 그 사람에게는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여유였어요, 어제만난 지인의 소망을 채집해 보니 그이는 예술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고 하네요. 우크렐라도 즐기며 공연하고 그림도 많이 그리고 싶다고합니다. 또 한분은 건강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 했어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건강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전 건강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조금 많이 아프고 나서 회복력이 떨어져 당황스러웠어요. 이렇게 몸이 안 좋은가 ? 이런 더디게 회복되는 몸과 나이를 받아들여야 하나 ? 서서히 봄이 되면 많이 움직이고 자연과 만나고 함께하는 시간, 소망을 갖고 싶어요(우리 이 성평등전주 옥상정원에서 함께 자연을 만나는 봄날을 함께 만들어요!)
요즘 전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자주 묻곤합니다. 대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과 건강을 이야기하는데 전 좀 슬프게 느꼈어요. 나는 요즘 어떻게 살지? 나답게 살았나 ? 나답게 살기는 저의 오랜 숙제였어요. 저는 제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지금까지 알고있다고 생각해왔어요. 남은 시간 앞으로 어떻게 살까? 나는 어떻게 살고 싶어서 지금까지 살아왔지 ? 나에 대한 탐색을 올해도 좀 더 들어가려고 해요. 신년에도 파머파커의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을 다시 읽었어요. 4계절 피정을 다시 삶에서 실현하는 것은 무엇인가 ? 스스로 삶에서 실현해 보려고 합니다.
올해 저는 저만의 내일을 생각하며 구체화시켜보고 싶어요. 저만의 일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2020년. 내가 좋아하는 페미니스트, 사람들과 공간과 음식을 함께 나누고 싶은 미래(듣기만 해도 신나는데요)
2020년 소망들이라 작은 실천들을 생각해 보았어요. ‘5자3다’라고 스스로 5가지를 지키는 것(쓰자/읽자/버리자/나누자/모우자와 듣는다/달린다/그린다) 3다를 실현하는 것. 달리기와 존재하기라고나 할까요?
채집된 소망들이 우리들 곁에 날아다닌다. 모두의 소망들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길.
전주의 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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