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reading /소설읽는 밤

강화길의 음복

지산22 2020. 6. 12. 16:41

수요조찬 북클럽 '아침솔바람'

 

강화길음복을 읽고

  음복 (2020 11회 젊은작가상수상작품/2020/문학동네)

 

소설속의 배경과 소재는 제사이다.

 

세나와 정우는 7년을 연애를 하고 결혼한 신혼부부다. 세나는 처음으로 시댁의 시할아버지 제사에 가게된다. 시외의 작은 아파트로 이사간 시부모님은 치매에 걸린 시할머니를 모시고 있다. 제사에는 뭔가 불만이 많고 다른식구들의 신경을 긁어내거나 미움받음 질문을 하여 불편하게 하는 시고모가 참석했다. 정원에게도 아이계획 등 원치않는 질문을 하며, 부담스럽게 한다. 정원은 제사상에 오른 정체모를 음식-토마토고기찜-이 놓이고 시할아버지가 베트남 참전군인이라사실과 그로인한 가족들의 어려움과 불편한 관계를 알게된다. 30년을 함께 한 정우는 시어머니의 보호아래 평온, 평화롭기만 하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가 밥상에서 정우와 정원에게 숟가락을 던지고..... 정원은 시댁 가족들의 불편한 진실을 시어머니를 통해 알게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 정우, 아는 척하지 않는 시아버지와 정우를 보며....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어머니와 함께 진짜 악역들을 모르는척 하기로 한다.

 

아침솔바람님들의 각자의 제사와 가족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시작했다.

 

엄마나 여성들의 노동력착취없는 제사가 있을까 ?

제사라는 것이 가부장제를 이어가는 것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제는 새언니가 음식을 준비하는데, 1-2년은 제사를 간소화하자고 하고 노동없이 모여서 사먹자고 했다. 그럼에도 마음이 불편하다. 돌봄노동과 제사라는 것을 통해서 자기존재감을 드러내는 여성들. 인정받는 여성들... 희생, 헌신하면서 자기존재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오히려 희생과 헌신을 하지 않으면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더 불안하고 죄책감을 느낀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할머니가 제사를 없애고 가족들끼리 식사를 한다. 더 이상 제사는 없다. 가족에서 (한시적인)권력자가 되었을 때 과감하게 여성들의 가부장제의 부역-제사를 끝내는 현명함이 좋다.

 

약자라는 위치가 이런 것이구나, 어떻게 그렇게 빨리 가족관계의 역동을 파악하지 ? 시댁에 처음가자 마자 분위기를 파악하고 며느리의 위치라는 것이 가장 약자구나 그리고 제사음식을 통해 드러나는 가부장제 부역자 시어머니, 며느리에게도 부역을 되물림하는 상황이라니... 책속의 세나가 자신의 어머니와 가족들을 떠올리듯이 여성들은 일상적으로 겪는 과정인 것이다.

 

여성들은-약자이기 때문에, 항상 사람들의 관계를 살피고, 민첩하게 행동하고 알아차려야 한다. 일상적으로 여성들은 (가정)집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과 관계들을 둘러싼 숨은 감정노동을 하며 적은 자원으로 생존해야한다. 반면 남자들은 가족들의 보호를 받으며, 큰소리나 치거나 화를 내거나 아니면 국제정서나 경제, 새집증후군이나 걱정하며 평화롭다. 소리지르는 것, 욱하는 것도 권력이다.

 

소설속의 정우처럼, 남성들은 가족들 안의 갈등과 불편함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자기일이 아닌 것이다. 무지할 수 있는 권력이라니....시어머니는 모성?으로 아들을 보호하고, 며느리와 공모하여 가부장들 아들과 남편은 방관자가 된다. 우아하게 제문을 쓰거나, 여성들이 만들고 음복할 수 없는 토마토 고기찜 음식만 먹고 있다. (선함을 빌미삼아) 가부장제는 악하다. 어떻게 타인을 착취하면서 살아갈까 ? 자신의 먹는 것 하나마저도... (남성들은) 편하게 살기 좋다.

 

방관충들....아들과, 시아버지 짜증이 났다. 원래 이 작가가 짜증나는 것들- 여자들의 미칠 것 같은 이야기를 잘 쓴다고 들었는데.. 아들은 한국정세이야기, 새집이야기, 나는 몰라 아무것도 몰라, 다 듣고 있으면서 가만히 있는 시아버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 남자들은 공감력 부족하다고 그런 말을 하는데 선택적이다. 자기 하고 싶을 때만 한다. 회사같은데서는 눈치빠르고 알아서 기고 엄청빠르다. 남자들은 다 알고 있다.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것이다.

 

정우 성격이 좋을 수밖에 없지 않나 ? 불편한 것 엄마가 다 보호해 주니 순할 수밖에 없다. 세나가 참 답답하다. 그렇게 남자가 좋을까 ?

 

정우같은 남자들 많다. 자신의 가족사, 무엇을 알고 있는지 ?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 그 모르는 것 자체가 권력이다. 몰라도 아무지장없다. 엄마나 딸들이 다 알아서 해주니까, 손자였던 정우는 할아버지와 겸상을 하면서 할아버지의 음식 토마토고기씸-시할머니를 돌봄노동과 착취와 억압의 상징인 음식-맛있게 먹는다. 그 음식을 되물림하며 시어머니와 며느리 세나는 무지의 권력을 용인하고 모성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억압에 기꺼이 공모한다.

 

여성들이 가족들, 부모, 엄마에게 끊임없이 일상적인 지원과 병수발 등등 돌봄노동과 정서노동을 수행하지만, 한편으로 실질적인 관계의 자원은 남성들, 오빠나 남동생들에게 돌아간다.

(정서적 쓰레기통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쓰레기통을 비우면 다시 부역하러 간다)

 

저는 다행이게도 집에서 첫째다. 막내딸이나 동생의 위치 였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다. 커가면서 아빠가 소리를 지르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더 큰소리를 지르며 싸운다. 엄청 싸웠다. 지금 우리집은 제사를 지내지 않고 명절만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는다. 왜 엄마만 일하느냐 ? 화내고 이제 제사 지내지마라고 하며 아빠와 동생들과 싸웠다. 엄마랑 싸울 필요가 없다. 사실 소설속에서 시어머니가 해결할 수 없다. 시아버지가 해야 한다. 시고모와 시어머니의 불편한 관계, 시고모가 시할머니의 돌봄노동과 정서노동을 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은 시애비다. 저는 밥먹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아빠랑 남동생을 공격했다. 눈치를 주고 계속 화를 내고... 어쩔 수 없이 바뀔수 없다. 여자들에게 화를 내면 안된다. 여자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그리고 가족에서 여자들끼리 뭉쳐봐야 소용없다. 힘이없다. 어차피 다 제사에서 여자들은 노예들이다. 음식을 다함께 만들고... 이제는 장사를 해서 이제는 그것마저 안할 것 같다.

 

 

 

이 책은 누가 읽으면 좋을까 ?

 

기혼여성들 ? 어차피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 결혼을 선택해서 부역자로 살기로 했으니... 결혼하기 직전의 친구들에게 권한다.

 

작은오빠에게 권한다.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예전에 오빠가 나에게 책을 권한 적이 있다. 나도 책을 권하고 읽고 이야기해보고 싶다.

 

시어머니와 세나들이 읽어야 하는 책 아닌가 ?

결혼하는 조카에게 권하고 싶다.

 

다양한 여성들, 세대간 함께 읽고 나눠볼 수 있는 주제인 것 같다.

 

정우같은 남자들이 일반적이다(일반적인 남자보나 낫다. 82년생 김지영의 남편보다는)

남자들 ? 읽어도 모른다. 아마도 책을 읽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여자들 진짜 무섭다’. 행간행간 가르쳐주면서 읽게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남자들은 방관충들 그들은 집안의 평화를 지키고 여자들이 불만과 분란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과연 성찰적 인간. 수치심과 부끄러움 알고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