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speaking/이만총총

코로나 19보다 무서운 나의 바이러스 ‘뚱’

지산22 2020. 3. 5. 11:26


202035

 

코로나 19보다 무서운 나의 바이러스

 

날카롭고 자잘한 얼음송곳이 나를 찌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짜증에 봄햇살의 온기도, 파란아침하늘도, 자전거에 인사하는 봄바람도 화가 난다. 지나치는 사람들과 거리가 온통 신경에 거슬린다. 뭘까 ? 뭐가 내 신경을 거슬린걸까 ? 뇌속의 주사라도 놓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주에 본 레플리카영화처럼 뇌의 마인드를 업로딩을 해서 낱낱이 펼쳐 놓고 파헤치고 싶다.

 

기억 1.

어제 저녁 자기전 12시 아노에르노의 소설 세월을 되새김질하며 한 개인사의 역사와 사회를 관통하는 글쓰기의 위대함과 쓸쓸함에 대해서

 

기억 2.

어제 읽었던 한밤의 목소리 몬스터 : 이혁진의 소설 달지도 쓰지도 않게에서의 가족에 대한 참담함과 슬픔에 대해서 그리고 괴물에 대해서

 

기억 3.

아침잠 깨자마자 듣는 라디오문학관 팟캣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술권하는 사회를 듣고, 사감, 비혼 노처녀-신여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그녀들의 삶 그리고 술권하는 사회에서 식민지시대의 하이칼라-지식인 남편과 무지-조강지처여인들의 삶이라...그럼에도 그의 뛰어난 사실주의 단편의 문장들. 현진건 1900년에 태어나 1943년에 죽은 그를 생각하며 43세에 죽은 그를 보며, 너무 오래사는 부질없음과 허무함 그리고 열등감에 대하여

 

기억 4.

코로나 19의 진짜 원인은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 공장식 축산과 도살 등 생태환경파괴, 빠른 국경이동, 인간의 무지와 탐욕, 자기이익만 우선하는 좁은 시야 그럼에도 무력한 일상이 반복되는 침울함에 대해서

 

기억 5.

자건거를 타고 성평등전주 공유작업공간에 가는 중 .

로컬푸드 새송이를 사고- 내가 원하는 새송이가 없다. 짜증 1

신호등이 걸린다 - 짜쯩 2

진로방해 자전거와 자전거도로에 걷는 보행자들 - 짜증 5

땀에 젖는 등판 - 짜증 2

봄햇살, 봄바람도 - 짜증 1

뚱하다.

1. 말수가 적고 붙임성이 없다.

2. 못마땅하여 시무룩하다.

 

뚱한 내가 싫었다. 코로나 19보다 무서운 나의 바이러스 뚱

 

50인 나. 현진건이 살아보지 못한 나이고 아니에르노가 거처간 세월보다 적게 살아온 나

뚱바이러스로 인해

글쓰기의 위대함과 쓸쓸함에 대해서

가족에 대한 참담함과 슬픔에 대해서 그리고 괴물에 대해서

너무 오래사는 부질없음과 허무함 그리고 열등감에 대하여

무력한 일상이 반복되는 침울함에 대해서

 

기억 6 - 마인드 업로딩 / 재부팅

자건거를 타고 성평등전주 공유작업공간에 왔다

로컬푸드 새송이를 사고- 일찍인데도 새송이가 있다. 다행이다. 다행 1

신호등이 걸린다 - 주변을 볼 수 있다. 자전거의 기쁨. 그리고 자전거는 빠르다. 신호등차이는 5여유 1.

진로방해 자전거와 자전거도로에 걷는 보행자들 - 서툰 자전거 라이더, 자유로운 보행자-낭만객들. 속도는 금물 -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씨에 감사 기쁨 3

땀에 젖는 등판, 공간에 갈아입을 옷이 있고, 역시 난 강하다. 기쁨 2

봄햇살, 봄바람도 - 즐기라 계절 라이더 기쁨 5

이만총총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