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지나 dreaming/음미하기

이리 와 잠깐 쉬어요 (루시 몽고메리)

지산22 2022. 1. 14. 14:27

이리 와 잠깐 쉬어요

 

루시 몽고메리 (1874∼1942)

 

이리 와 잠깐 쉬다가 어른거리는 골짜기로 새어

한가로이 거닐어요. 바람이 산들거리는 먼 곳으로.

 

욕심투성이 장터도 근심 많은 거리도 벗어나

잔잔하게 흐르는 고운 음악을 들어요.

산울림은 듣고자 하는 귀에만 가 닿기에

걸음을 멈추지 않는 이는 듣지 못하지요 -

 

안개 낀 언덕과 가려진 골짜기 너머로 바람이 불어

기억 속 상념의 종을 걷잡을 수 없어 울려댑니다.

한 발짝 옆엔 이슬 머금은 꽃봉오리가

장미와 제비꽃으로 다정하게 꽃잎을 펼치고

노래와 로맨스는 여전히 숲속을 거닐지요.

그대가 눈길을 주지 않는 이 길엔 지천으로 꽃입니다.

 

이리도 가까이엔 옛 시절 소중했던 것이 다 있군요.

그대도 보지 않으렵니까?

삶에 그리도 급급하여 그대는

미소 짓는 법도 잊고 사는 군요 – 이리 와 잠깐 쉬어요.

 

: 빨강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몽고메리, 2022년 삶에 급급하지 않으리라 다짐 해본다. 미소짓고 인생을 음미하며 여유로운 태도로 품위있는 ? 해를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