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와 잠깐 쉬어요
루시 몽고메리 (1874∼1942)
이리 와 잠깐 쉬다가 어른거리는 골짜기로 새어
한가로이 거닐어요. 바람이 산들거리는 먼 곳으로.
욕심투성이 장터도 근심 많은 거리도 벗어나
잔잔하게 흐르는 고운 음악을 들어요.
산울림은 듣고자 하는 귀에만 가 닿기에
걸음을 멈추지 않는 이는 듣지 못하지요 -
안개 낀 언덕과 가려진 골짜기 너머로 바람이 불어
기억 속 상념의 종을 걷잡을 수 없어 울려댑니다.
한 발짝 옆엔 이슬 머금은 꽃봉오리가
장미와 제비꽃으로 다정하게 꽃잎을 펼치고
노래와 로맨스는 여전히 숲속을 거닐지요.
그대가 눈길을 주지 않는 이 길엔 지천으로 꽃입니다.
이리도 가까이엔 옛 시절 소중했던 것이 다 있군요.
그대도 보지 않으렵니까?
삶에 그리도 급급하여 그대는
미소 짓는 법도 잊고 사는 군요 – 이리 와 잠깐 쉬어요.
: 빨강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몽고메리, 2022년 삶에 급급하지 않으리라 다짐 해본다. 미소짓고 인생을 음미하며 여유로운 태도로 품위있는 ? 해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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