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까지 지니이다 니꼴라예브나 기삐우스(1869∼1945) 너를 환영한다, 나의 패배여, 너와 승리를 나는 똑같이 사랑한다. 내 오만의 밑바닥에는 겸손이 깃들어 있고, 기쁨과 고통은 언제나 하나이므로. 고요 속에 잦아든 물결 위로 저녁 빛이 환한데, 도처에 안개가 서성인다. 그렇게 최후의 잔인함 속에는 무한한 다정함이, 신의 진실 속에는 가만이 숨어 있는 법. 나는 나의 한없는 절망을 사랑한다. 기쁨은 최후의 한방울 속에 주어지므로 지금 내가 아는 확실한 한가지는 모든 잔은 밑바닥까지 비워야 한다는 것. : 어느 때부터인가 인생사 안달복달하는 것보다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나를 본다. 매번 현명한 멈춤(잠시 멈춤)과 호시우행虎視牛行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적절한 시작을 결정하기란 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