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지나 dreaming/음미하기

항구의 밤과 이상함(가네코 미스즈)

지산22 2022. 1. 12. 17:48

항구의 밤

가네코미스즈(1903∼1930)

 

구름 낀 밤.

작은 별이 오슬오슬

하나.

 

추운 밤.

배의 등불 물속에 잠기어 흔들리고

둘.

 

쓸쓸한 밤.

바다의 눈동자 파랗게 빛나고

셋.

 

 

: 2005년 어느 밤. 그해 나는 2월부터 1,230K를 길 위에서 보냈다. 동해바다가 내다보이는 허름한 침대에 누워,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별들이 바라보았다. 흔들리는 작은 바다의 푸른 별을 타고 나는 다음날 울릉도로 갔었다. 

 

 

이상함

가네코미스즈(19031930)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검은 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은빛으로 빛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파란 뽕나무 잎새 먹고 있는,

누에가 하얗게 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아무도 손대지 않는 박꽃이

혼자서 활짝 펴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누구에게 물어봐도 웃으면서

당연하지, 라고 말하는 것이

 

 

: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는 슬픔을 점점 더 많이 느낀다. 이상해서 견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