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바람 : 범선
엘라 휠러 윌콕스
한치도 다르지 않는 바람이 불어도
어떤 배는 동쪽으로 가고, 다른 배는 서쪽으로 간다.
이는 돌풍이 아니라
돛이 나아갈 방향을 잡기 때문이다.
바다에 부는 바람처럼 운명의 바람도 그러하다
삶의 여정에서
잔잔하거나 거센 바람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다다를 목적지를 정하기에
엘라 휠러 윌콕스 Ella Wheeler Wilcox (미국, 작가, 시인 1850∼1919)
가난한 시골의 농부의 딸로 태어나 문학을 사랑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8세 때부터 시를 쓰며 13세에는 출판을 꿈꾸며 여러 곳을 두드린다. 수없이 거절을 당하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그녀의 가장 유명한 시집 ⸢정열의 시 Poems of Passion⸥(1883)-, 시인 중의 한명으로 결국 시를 통해 명성을 얻고 성공한다.
- 제인 오스틴과 19세기 여성시집(2017/봄날의 여성주의 문학중에서)
: 2주후 비영리단체(공익)활동가들의 교육을 기획하며, 빈둥대다가 그녀들, 활동가들의 운명의 바다를 상상해본다. 문득 내가 하는 교육이 그녀들의 삶의 범선에 더도 덜도 아니고 작은 실바람이라도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또 엘라의 ‘당신은 어느 쪽인가’는 비영리조직의 활동가들-이런 부류의 사람들, 홀로 짐을 지고 가지 않도록–에게 들려 주고 싶은 시다.
당신은 어느 쪽 인가
엘라 휠러 윌콕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더도 덜도 아니고 딱 두 부류의 사람이.
죄인과 성자는 아니다. 누구나 알듯이
선한 이에게 악한 면도 있고, 악한 이에게 선한 면도 있으니.
부자와 가난한 사람도 아니다. 부를 평하려면
양심과 건강상태를 먼저 고려해야 하므로.
겸손한 사람과 오만한 사람도 아니다. 짧은 인생에서
거만한 태도로 일관한 이는 사람으로 치지 않으니.
기뻐하는 사람과 슬퍼하는 사람도 아니다.
쏜살같이 흐르는 삶에서
저마다 웃을 일도, 울 일도 생기는 법이므로.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짐을 짊어지는 사람과 짐을 지우는 사람을 말한다.
어디를 가든
언제나 이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하나 이상하게도, 이런 사실 또한 깨닫게 될 것이다.
단 한 명이 짐을 짊어질 때
스무 명은 짐을 지운다는 사실을.
당신은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
홀로 짐을 지고 가는 이의 짐을 덜어주는 쪽인가?
아님은 짐을 지우는 쪽인가?
당신이 감당해야 할 노동과 걱정과 고민까지
다른 사람이 대신 짊어지게 하지는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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