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도전 1 첫날
2020년 9월 13일 : 나는 왜 축구를 해 보고 싶었을까 ?
운동하는 ‘뇨자들’을 찾고 있다. 전주에 내려와 ‘살롱드전북’이라는 페미니즘 팟캣을 하고 있는데, 시즌별 기획 특집을 준비한다. 오랜 전부터 운동하는 멋진 뇨자팀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끈끈한 운동 즉 몸으로 엮어진 자매애라고나 할까 ? 겸사겸사 전주에 내려와서 구기종목 즉 공을 사용한 단체 운동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다음 시즌 팟캣에 출연하는 인터뷰어도 섭외할 겸, 50세러머니로, 그리고 운동친구도 사귈 겸 등등으로 가볍게 시작하겠다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 코로나시대에 남들은 방콕에 있는데 실외 운동장이라니...
일단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전주에는 여자농구팀과 축구팀이 있었다. 야구팀은 없었고 3개팀의 축구팀과 가까운 지인이 알려 준 풋살팀이 있었다. 왠지 요즘 달리기를 하고 있으니 농구보다는 축구가 더 친숙해 보였다. 그래서 무작정 축구를 하기로....
전북대에서 운동하는 비혼여성들과 젊은 여성들이 한다는 풋살팀을 소개해 주었으나, 코로나로 잠시 쉬고 있는 중이란다. 이상한 것은 그 동안 축구에 축자도 모르고 축구경기도 잘 안보고 룰도 모르는 일자무식인 내가 당장이라도 안하면 큰일 날 듯 축구장으로 달려나가고 싶을 정도로 열망이 크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동안 코로나우울이 있었나 ? 달리기는 계속 했는데...내가 누군가랑 접촉하며 운동하고 싶었나?.... 이주민이라 전주 토박이들에게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축구하고 싶다고... 시크릿의 비밀이 돌아가는 우주의 원리 가까운 지인의 교회 지인 중 여자축구감독이 다닌다고한다. 그 감독에게 나를 전화로 소개하고 바로바로 마치 지하철 갈아타는 시간이 딱딱 들어맞듯이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교차로여자축구팀 회장님이 나에게 직접 전화를 주었다. 단 2시간만에 일사천리로.... 회장님은 일요일에 나와서 한번 구경해보라고. 친절하게 안내하면서도 나이도 물으시고 56세 회장님이 50의 신입회원에게 너도 할 수 있다는 필 ....
전화를 끊고나니, 왠지 어머니 축구회 느낌이 물씬 .... 아 .... 가고 싶은 반, 안가고 싶은 반
3개팀이 있다는 데.... 망설이며 인연이 있다는데... 인연이 닿는 이유가 있겠지.
운동을 하기 전에 심사숙고해 책으로 먼저 공부하고 뭐든 몸이 부실해 사전 개인적으로 준비를 하는 편인데 노화인가 ? 아님 예전과 달리 게으른지 축국에 일자무식, 준비도 하지 않고 마냥 즐겁고 기대만 하는 작은 설렘만... 아 이라면 안되는데...
여지없이 일요일 아침이 왔고, 안내한 박물관 옆 사설운동장으로 간다. 자전거 라이딩 앱을 켠다.
말로만 듣던 조기축구회처럼 ‘조기’ 6-8사이에 운동을 한다니 7시쯤 자전거를 타고 출발했다. 집에서 3k로 정도 걸리는데 가는 비가 내리는 듯 이슬비 사이로 경쾌하게 축구장으로 갔다. 도착하니 축구장이 아닌 풋살장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평일 2틀 훈련이 취소되고 일요일 주말 운동만을 하고 있다고 한다. 회원이 34명정도인데 현재는 그중에서도 코로나에도 축구에 미친 사람들만 10여명이 나와 풋살 경기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시합 중이었는데 회장님이 맞이하고 총무님을 소개받고 벌쭘하게 경기를 구경하게 되었다. 20분 전후반의 풋살경기 2-30대 회원들 반과 ‘이모님’이라 부르는 4-50대 반 이 섞여 있었다. 왠 이모님 ? 아 이모라니.... 서글프다. 식당에서 부르는 이모님이라니...헉
2-30대 젊은 회원들은 고등학교때까지 축구부 선수활동을 하고 실업팀을 가지못한 친구들이라고 했다. 몇 명은 짧은 머리-투블럭만큼이나 민첩하게 골을 넣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남자선수 2명이 보인다. 남자선수도 있냐고 하니,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함께 한다고 한다. 왠지 씁쓸한 기분-클라이밍할 때 선등자가 남자인 팀에 섞여 운동하는 치사함과 내가 선등자가 되어 난이도가 낮더라고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생각났다. 젊은 선수들이 ‘이모님들’과 하다보니 아무래도 그런가 .... 이모님이라는 호칭 이라니... 이럴 때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영어가 부럽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실력이 곧 발언권인셈인데,... 축구에 축자도 모르니.... 당분간은 함구, 묵언수행으로 축구를 배워야 할 듯....
오랜만에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어색하고 뚱하게 있는 것이 힘들었다.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아 어색해. 갑자기 총무님의 강쥐가 나타났다. 이제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운다는데 그 강쥐님이 나를 너무 좋아한다. 역시 강쥐이름은 ‘강희’ 푸들과 말티즈의 믹스견이다. 푸들같은 기럭지에 갈색말티즈 털이라니 7개월된 자발자발 강쥐 덕에 금새 총무님과 친숙해졌다. 중성화수술을 이제하고 실밥을 어제 풀었고 넥칼라에서 해방되어선 그런지 최고의 자발과 설레발이 이루말할 수없다. 경기에 방해가 되어 계속 안고 시합을 구경했다. 거친 호흡으로 선수들이 들어오고 전반전 끝 코치님과 인사를 하고 다음 주부터 한달간 연습해보고 입단을 결정한다고.... 1달은 시범기간인 셈이다. 가볍게 다음 주터 운동해 보란다. 매번 경기장을 예약해야 하는데 다음은 완산체육공원 오전7-9시 란다. 잘 찾아오란다. 전날 안내문자를 준다고....
아 난 왜 축구를 하고 싶었을까 ?
1) 여자들과 빡센 공돌이를 하고 싶어서- 운동하는 뇨자들이 좋다.
2) 운동하는 내몸이 주는 희열을, 새로운 운동은 새로운 몸을 만든다.
3) 50에 축구경기를 나가 달리기와 존재하기- 러닝이 안내한 축구
4) 지금이 제일 젊을 때이니까 ?
5) 2021년 전주의 운동하는 뇨자들 살롱드전북 특집 방송 기획 핑계 ? ?
* 교차로 여성축구단 2002년 12월 창립
* 풋살 : 주로 실내에서 열리는 5인제 미니 축구. 실내에 있는 핸드볼 경기장에서 소수의 인원이 간이 축구를 하던 것이 기원이 되어 형성된 종목이다. 풋살은 ‘축구’를 뜻하는 스페인어의 'futbol'과 '실내'를 의미하는 프랑스어의 'salon'의 합성어라고 알려져 있다.
1930년대에 우루과이에서 청소년을 위해 고안되었으며, 브라질과 남아메리카로 퍼졌다. 1985년에 기존의 축구와 구분하기 위해 ‘풋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1987년 국제축구연맹에서 경기 규칙을 제정했다. 1989년부터는 풋살월드컵이 개최되기 시작했다. 경기장은 핸드볼 경기장의 규격과 유사하며, 실내경기의 특성을 살려서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경기장은 핸드볼 경기장 규격과 유사하지만, 경기장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부여했다. 국제경기의 경기장은 38~42m의 길이와 20~25m의 폭을 확보하여야 한다. 국제 경기가 아닐 때에는 좀더 경기장 규격의 허용 범위가 넓어지지만, 직사각형의 모양은 유지되어야 한다. 골대의 높이는 2m, 폭은 3m로 한다. 페널티 에어리어는 핸드볼 경기장과 유사한 모양이다. 각 팀의 선수는 5명이며, 그중 한 명은 골키퍼이다. 교체선수는 7명까지 허용되며, 경기하는 동안에도 횟수의 제한 없이 교체할 수 있다.
경기 시간은 20분씩 두 번이며, 페널티킥이나 프리킥에 소요되는 시간은 포함하지 않는다. 하프타임은 최대 15분이다. 보통 축구공보다 작은 규격 4호 공을 사용해서 축구보다 더 속도감 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준다. 축구와 마찬가지로 퇴장이 있지만 퇴장은 2분간만 지속되고, 2분이 지나면 퇴장당한 선수가 아닌,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가 들어와야 한다. 팀내 파울이 5개 일 경우 페널티킥이 주어지며 태클은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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