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와 잠깐 쉬어요 루시 몽고메리 (1874∼1942) 이리 와 잠깐 쉬다가 어른거리는 골짜기로 새어 한가로이 거닐어요. 바람이 산들거리는 먼 곳으로. 욕심투성이 장터도 근심 많은 거리도 벗어나 잔잔하게 흐르는 고운 음악을 들어요. 산울림은 듣고자 하는 귀에만 가 닿기에 걸음을 멈추지 않는 이는 듣지 못하지요 - 안개 낀 언덕과 가려진 골짜기 너머로 바람이 불어 기억 속 상념의 종을 걷잡을 수 없어 울려댑니다. 한 발짝 옆엔 이슬 머금은 꽃봉오리가 장미와 제비꽃으로 다정하게 꽃잎을 펼치고 노래와 로맨스는 여전히 숲속을 거닐지요. 그대가 눈길을 주지 않는 이 길엔 지천으로 꽃입니다. 이리도 가까이엔 옛 시절 소중했던 것이 다 있군요. 그대도 보지 않으렵니까? 삶에 그리도 급급하여 그대는 미소 짓는 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