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speaking/함께 living
모해 ? 무슨 생각해 ? 마고야
지산22
2018. 6. 5. 14:02
마고야 모해 ?
마고님과 함께 17년을 보내고 있다.
사람나이로 하자면 80ㅡ90세 ?
우리마고는 유기견이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고
치아상태로보고 1년 미만의 슈나우져.
2002년 봄 쯤
전주 사대부고사거리 횡단보도를
총총히 둘레둘레 걸어가다가 만난인연.
나도 마고와 같은 강쥐수명으로 보면
2번의 싸이클이 남아있는셈이다.
마고는 지금 노령견으로 눈도 실명이고
후각도 잃어가고
듬성듬성 기억의 회로도 빠지고...
휘어진 마른다리로 아침마다 베란다 방안산책을 하신다.
초롱초롱한 눈이 안보인다니 문득문득 거짓말같다.
그 좋아하던 밥도 못찾고 헤매일 땐 슬프고 안타깝고 또 귀엽다(마고스럽다ㅡ 슬픈데 귀엽다/ 가슴아프고 안타까운데 귀엽다).
2년전 급격한 노화와 뇌손상 치매가 시작되었을때부터 오늘까지 순간순간 마고스럽다.
20시간 넘게 자다가 누워있고
겨우 힘들게 일어나 우두커니 서있을 때마다
마고야 모해 ?
무슨 생각해 ?
묻는다.
지금 이 순간
설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걸을 수 있으니
좋은 때인가 ?
마고야
천변에 새가 날고 있어.
아침공기가 여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