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reading /소설읽는 밤

조남주의 이혼의 요정을 읽고

지산22 2020. 7. 15. 19:48

20200708 수료조찬북클럽 아침솔바람

조남주이혼의 요정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직전/ 2019/ QQ)

 

그여자의 남편- 이혼한 다인의 아버지는 효림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만나게 된다. 46세 효림아빠는 다인의 엄마 때문에 자신의 집이 박살났다며 사과와 책임을 묻고 어떻게 수습할 꺼냐며 다인아빠에게 따진다. 그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가장으로 잦은 외도와 훈육이라는 이름의 체벌과 강압, 심지어 거짓말까지 해가며 부인을 임신시키고, 결국 몸이 약한 효림엄마는 유산을 하고 딸과 함께 집을 나와 이혼을 요구한다. 부인의 이혼요구에도 아내를 무시하며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인엄마 수연은 방송국PD로 다인을 낳고 한달만에 복직을 하고 이혼을 하고 입주도우미로 딸을 양육했다. 다인과 효림네는 4학년때부터 같은반 친구로 수연과 은경 엄마들으로 자연스럽게 학무보모임에서 알게 되고 호감을 느끼고 친하게 지낸다. 오랫동안 다인을 돌보던 입주도우미가 일을 그만두고 수연은 효림엄마 은경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은경은 전업주부로 다인과 효림을 종종 돌보게 되고 그러던 중 효림아빠가 장기출장을 가거나 일이 있으면 두모녀들은 한집에서 지내고 일상도 여행도 같이 하고 서로 돌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결국 은경은 수연의 도움을 받아 이혼을 준비하고 딸과 집을 나와 다인네와 집을 합치고 새 가정을 꾸린다. 두엄마와 두딸의 가족탄생이야기

함께 나눈 이야기들

 

이혼을 당하는 남자들-내가 왜 이혼을 당해야 해 ?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다

푸르지오 2500세대 쯤 돼요. 지금 저기 가셔서 집이나, 그냥 내키는 대로 진짜 아무 집이나. 그냥 내키는 대로 진짜 아무 집이나 띵동하고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가족...”

 

효림아버지에게 지극히 평범한 자신의 가정은 성실하게 돈을 벌어 아파트에 부족함없이 가족을 부양하며, 성실하게 사회생활하는 남자는 가끔여자도 만나고, 집안 살림만하는 무능력한 아내, 아이엄마가 헐렁해 얘 버릇망칠까바 나름 원칙있는 체벌로 훈육을 하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평범한 가정인데 이혼을 당해 억울해 한다.

 

가족들에게 군림하며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가부장에, 사회생활 하는 남자들의 당연한 행태. 남자들이 다 그렇듯 기분전환으로 외도가 잦고,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체벌이 일상적, 아내의 이혼요구도 니가 갈 곳이 어디냐며 무시로 일관하고, 정관수술을 했다고 속이고 임신, 유산하게 하고도 이혼당하는 이유를 모른다.

 

아침솔바람님 중 한분이 오래전 김수철이라는 가수의 인터뷰가 생각이 난다고 했다. 김수철이 자신이 왜 이혼당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 이유를 모르는 것 자체가 이혼당할 이유이다. 자신은 하던대로 성실히 살았는데 말이다라고...2-30년이 지난 현재에도 한남아버지들은 성실히 초지일관으로 무책임하고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여전한 것 같다. 작가가 영리하게 화자를 다인아버지로 한 것 같아 전략적이었다(! 나도 이혼당했지). 이혼당한 두남자의 차이는 다인아버지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전처와 딸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부끄러워하고(성찰적) 관계를 통해(대화를 나누며) 노력하며 배워간다는 것이다. 이혼 후에 딸과의 관계를 통해 아버지로서 일상을 함께하고 의무와 책임을 쬐금씩 익혀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기중심적인 편견과 무지, 당연한 것을 하고서 생색내는 찌질함은 반복되지만 말이다. 워낙 구제불능의 한남-악한 효림아버지가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나아보이는 것이다. 이혼 당한 이유를 자각하는 다인아빠와 아직도 모르는 효림아빠.

 

혈연중심의 이성애 가족의 한계를 너머

보편적 돌봄사회를 지향하며- 지금 현재의 가능한 모델

 

계속 그렇게 살고 싶었어, 효림이랑 엄마들이랑 넷이서. 효림이 아빠만 없었으면 됐는데, 없어지면 되는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들었어.”

 

엄마라고 생각해, 은경엄마라고 부르고, 효림이는 나를 수연엄마라고 불러. 걔들 아무렇지도 않아. 우리 넷 지금 되게 좋은데? 왜 우리가 불행하고 혼란스럽고 우울할 것라고 넘겨짚고 그러지 ? ”

 

: 저도 이혼할 때, 양육을 도와 줄 사람, 함께 할 사람이 절실했어요.

 

: 저에게도 아내가 필요해요.

 

: 의지하고 싶고 함께 살고 싶은 사람들과 살고 싶어.

 

: 딸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 만약에 아들이었음은 부부의 세계일 것이다.

신인류-현재의 딸들세대,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살아갈 수 있는 세대.

 

효림이네 엄마 아빠가 이혼하는 중이래,.. 이혼이 빨리 되지 않아서 짜증난데.... 이혼을 할거면 자식이 최대한 어릴 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

 

: 이혼의 문제는 결국 부모들의 이해관계인데 자녀 때문에 못한다고 회피하거나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세대를 초월해 주변에 가정이라는 사적공간에 고립되어 여성들간의 위계와 반목으로 에너지를 쓰는, 쓰지 못하는, 잘못 쓰는 여성들을 본다(3-40대 초반인데도 삶의 경험이 6,70대 여성들의 가부장적인 가족의 대물림을 하는 모습을 왕왕본다. 책속의 은경이 친정으로 도움을 청하러 갔을 때 아버지가 다시 돌려보내는 모습처럼 말이다) 책속에서 고립되어 사적공간에만 전업주부로만 사는 은영이었다면, 만약은 은영이 수연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지해주는 곁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은경이 그나마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의 끈과 공적(지역사회)자원의 접근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들에게는 수연과 같은(이혼의 요정/수호천사) 안전망이 필요하다. 여성을 돕는 여성. 여성을 돕는 제도적 장치과 구조, 사회의 안전망말이다. 여성들간의 가족, 사랑, 동료, 친구, 자매, 선후배, 지인, 사제....등등 용기를 내어 관계망을 만들고 넓히는 것으로부터.